한 겨울 군청 앞 집회에 나선 비인면 사람들
26일 오후 <뉴스서천> 취재팀이 비인 면사무소에서 이들 비인 사람들을 만나 이들이 결사 반대를 외치는 이유를 직접 들어보았다.“우리 비인 사람들은 생활쓰레기 매립장을 내주고 가슴에 멍이 들었습니다. 말은 안하지만 이를 안고 삽니다. 지금도 매립장을 지날 때면 악취가 날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사는데도 건설폐기물 처리장이라니, 이는 비인 사람들을 무시하는 겁니다.”
그는 비인에 들어서면 안되는 이유를 3가지로 설명했다.
“장항산단이라는 큰 산업단지를 조성해놓고 왜 그곳으로 가지 않고 청정지역을 훼손하려는 겁니까? 후보지 아래로 비인면 들판은 천수답입니다. 이곳에 소농들이 목숨을 부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침출수가 발생하면 어떻게 됩니까. 건축폐기물처리장은 분진을 잡기 위해 많은 물이 필요합니다. 관정을 뚫을 것으로 보이는데 지하수가 메마르면 농사짓고 살 수 없습니다. 또한 후보지에서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곳이 직선거리로 1km도 안됩니다. 폐수가 바다로 흘러들어 갯벌을 훼손시킬 수 있습니다.”
이들 비인 사람들은 최근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건축폐기물처리장을 가보았다.
“남동공단 내에 200억원을 투입해 최신식 첨단 시설을 해놓고 운영을 하고 있는데 방독면을 쓰고 일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엄청난 양의 물을 필요로 하고 하루에 수백대씩 덤프트럭들이 들락거립니다. 이런 시설을 어느 주민이 찬성합니까. 찬성하는 사람 0.1%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전정수씨는 조기 퇴직을 하고 지난 8월에 비인 선도리로 귀촌했다. 후보지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그는 지인들을 소개하고 이들은 모두 9세대의 주택을 지어 이사왔다. 앞으로 4채를 더 지을 계획이다.
“건강을 위해 비인으로 이사왔습니다. 행복한 군민, 희망찬 서천이라는데 군은 군민을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입니다.”
“선도리 들판 12만평은 8m 이하 소관정을 뚫어 물을 대고 있습니다. 사업 후보지는 수맥의 근원인데 이곳부터 파헤쳐져 지하수를 뽑아쓰면 농사 지을 수 없습니다. 먼지를 아무리 잘 잡아도 들판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이곳에서 나는 쌀 누가 사가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선도리 임중호씨는 “동네 사람들 밤잠을 못이루고 있다”며 “군수가 ‘노(No)’해야 주민이 산다 .”고 말했다.
유배근 부위원장은, 21번 국도가 지나며 박스 하나로 사업후보지와 연결이 돼있어 유일한 배수구 역할을 하고 있으며, 박스가 막히면 큰 저수지가 생기고 87년 홍수같은 큰 비가 오면 반드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은 현재 인구 늘리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구를 내쫓는 정책을 실시하면 안됩니다.” 고 목소리를 높이며 해태 양식에도 타격을 입힐 것으로 내다보았다.
“서면 사람들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다수에게 피해를 입히는 개인 기업을 유치하면 안됩니다. 이는 새로운 마을이 형성되고 있는 곳에 사업장이 들어서면 서천군의 인구정책에도 맞지 않는 일입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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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민들은 “우리는 그동안 군에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았듯이 바라는 것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무엇보다도 종천에서 쫓겨난 사업이 비인에서는 가능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는 비인사람들의 자존심에 관한 문제라는 것이다. 이들 비인 사람들은 다음달 5일경에도 군청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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