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고 나누는 설 명절
소통하고 나누는 설 명절
  • 편집국 기자
  • 승인 2018.02.13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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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년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제는 이 땅에 양력설을 들여놓았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공식적인 ‘설’로 인정받은 반면, 음력설은 ‘구정’이라 부르며 천대받았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도 양력설만을 인정, 1월 1일부터 3일간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우리의 전통명절인 음력설을 쇠어 사실상 두 번의 설을 지냈다.

군사독재 시절에는 음력 설을 못 쇠도록 강압했다. 70년대 내내 박 대통령은 음력설날 중앙부서 연두순시를 하거나 기관장회의를 열어 설날 근무기강을 다잡곤 했다.

이 후 전두환 정권 때인 1985년 설날 명칭에 대한 다양한 논의 결과 음력 1월 1일을 공휴일인 ‘민속의 날’로 지정했고, 마침내 1989년 2월 설날 공휴일을 현재와 같이 변경했다. 100여년 만에 ‘설날’을 되찾은 것이다. 

설을 앞두고 유례없는 강추위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금강호는 두껍게 언 얼음 위에 눈이 쌓여 설원 평야처럼 보이고 청둥오리들은 먹잇감을 찾아 조급하게 눈쌓인 논을 파헤치고 있다. 또 한파 속에서 축산 농가에서는 조류독감 때문에 노심초사이다.

이러한 가운데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맞아 훈훈한 인심이 살아나고 있다. 각계에서 온정이 답지하고 있어 이 소식을 전하기에도 바쁠 지경이다.

직접 농사지은 쌀로 떡국떡을 준비해 30여 세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한 부녀회도 있었고,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성금을 기탁한 병원장도 있었다. 생태원과 해양생물자원관 직원들도 성금을 모아 이웃을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처럼 각계에서 온정의 손길이 뻗치며 추위에 꽁꽁 언 설 대목을 훈훈하게 녹이고 있다.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며 농촌 인구가 급속히 감소하고 공동체 의식이 희박해지며 이러한 아름다운 모습이 차츰 사라지고 있으나 아직도 우리 가슴 속에는 수천 년 내려온 전통이 살아있다.

서천군은 노인 인구수가 특히 많다. 이 가운데에는 독거노인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이제 설 명절을 맞아 우리 가까운 이웃에 어려운 분들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봐야겠다. 몇몇 단체에서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우리 가까운 이웃을 돌아보고 우리 전통의 덕담을 나눈다면 강추위쯤은 저만큼 물러나고 활기찬 새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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