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사설-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 편집국
  • 승인 2018.07.26 14:06
  • 호수 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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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국가경제에서 토목건설업의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10%를 넘어서면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들은 10% 이내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30% 안팎이다. 이에 따라 건설업이 휘청하면 나라 경제가 휘청거린다. 경기가 안좋으니 이를 틈타 토목 건설 분야를 활성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급기야 국가 경제의 큰 정책 결정이 토목건설업을 주관하는 업자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기도 한다. 전형적인 토건국가의 모습이다.

한국의 산업화 과정은 이들 토목건설업자들이 주도했다. 대부분의 재벌그룹들이 건설회사를 끼고 있다. 이들은 서해 갯벌을 막아 간척사업을 벌여 몸집을 불려왔고 대신 반농반어의 서민들의 삶의 터전을 파탄냈다.

그 마지막 간척사업이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를 통째로 막은 새만금간척사업이었다. 정치권은 이를 제어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를 부추겼다. 그 결과 토목사업은 4대강으로 진출해 짧은 기간 동안에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을 유린했다. 그 후유증으로 국민들은 엄청난 댓가를 지불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와중에 목마른 토건업자들은 지역의 작은 공사판을 파고들고 있다. 국비, 도비, 군비가 매칭펀드로 들어가는 각종 사업의 내용을 뜯어보면 결국 토목사업이 주종을 이룬다. 서천에서도 이같은 사업들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군 당국은 국비를 따왔노라고 자랑하고 있지만 내용을 보면 실속은 없다. 토목건축업자들의 갈증을 채워줄 뿐이다.

최근 서천읍 군사리 서천중학교 서편의 작은 동산이 개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3일 서천문에의전당에서 이를 두고 토론회가 열렸다. 방청객으로 참여한 많은 주민들이 개발행위 자체를 거부했다. 이 산의 이름이 도장 인 자 ‘인산(印山)’임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다.이 산을 개발해 봄의 마을에 부족한 주차장을 확보하고 공원을 만든다는 게 핵심내용이다. 이 산은 교육청 소유의 땅으로 ‘장기미집행공원부지’로 남아있는 곳이다. 2020년 공원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최근 군이 이를 사들였다. 그리고 이를 개발하겠다는 취지인데 산을 통째로 허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천중 동문들은 반대에 나서며 지난 23일 토론회에서 개발행위의 허구성을 들추어냈다. 뉴스서천에서는 이날 토론회 내용을 동영상에 담아 홈페이지에 싣고 있다.

한 마디로 결론은 녹지를 헐어 주차장을 만든다는 것으로 귀착되고 있다. 이런 무모한 행위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은곡리와 구동리에서 숲을 파괴하며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태양광발전단지조성사업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 군은 ‘인산 개발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아름다운 도심 속 공원으로 가꾸어나가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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