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공개적 인사 반발, 공직사회 ‘술렁’
충남도 공개적 인사 반발, 공직사회 ‘술렁’
  • 심규상 기자
  • 승인 2019.03.27 15:05
  • 호수 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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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급 승진자 대상 두고 공정성 문제 제기

충남도의 5(사무관) 승진 대상자 선정 결과를 놓고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도청 내 한 6급 주무관이 충남도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이 화제다.

10년이 지났지만, 사무관 승진 대상에서 제외된 6급 주무관이 공개적으로 반발하자 너도나도 승진 대상 선정기준이 뭔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 것이다.

충남도(도지사 양승조)는 최근 올해 상반기 5급 승진예정자 3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정년퇴직과 공로연수, 휴직 등으로 결원이 예상되는 5급을 대상으로 심사승진 대상자를 선발했다. 충남도는 직렬별 승진 예정 인원의 법정 배수 이내에서 업무역량과 근무성적 평정 순위, 역량교육 이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 4월 이후 지방자치인재개발원에 입교해 6주간 교육을 받은 후 승진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도청 내 한 6A 주무관이 충남도 내부 게시판에 얄팍해진 이성, 너덜너덜해진 열정, 봄날을 기다리지 않습니다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A 직원은 이 글에서 “90년대 초, 9급으로 임용돼 10여 년 후 7급으로 도청으로 전입했고 2009년쯤 6급으로 승진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이후 4개 부서를 돌다 3년 전 지금의 실·국에서 5명의 과장을 모셨다고 밝혔다. 10년 만에 7급으로 승진 후 다시 10년간을 6급으로 일했다는 설명이다.

A 직원은 몇 해 전 갑자기 조직개편이라는 명목 아래 2년을 못 채우고 일방적으로 다른 과로 전출됐다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업무에만 충실하다가 인사 고충 상담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자 참으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사와 관련 그래도 먼저 치고 나가는 후배 공무원보다 너무 뒤쳐지지 않게 배려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묵묵히 일했다하지만 만 10년이 지나도 후보자 명부에 끼지 못했다고 이번 인사에 대한 소감과 자괴감을 표시했다. 충남도의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하는 평균 소요 년수는 약 9년이다.

그는 연공서열(근속 연수에 따라 지위가 올라가는 일)을 따지자는 얘기가 아니다조직 내부의 일을 전담하는 직원들의 경우 사업부서에 배치된 직원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30여 년이 공직생활을 했지만 최근 3년 동안 조직에 대한 신뢰가 일순간에 무너진 느낌이라며 의욕도 없고 일하고 싶지 않은데도 여러 삶의 무게로 조직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글은 너덜너덜 해진 열정을 어떻게 치유하고 회복할지 또다시 자문한다고 끝맺고 있다.

글이 게시되자 조회 수가 수 천 건으로 급등했고, 토론 글이 줄줄이 달렸다. ‘공감하지 못한다는 글도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은 공감을 표시했다.

한 직원은 공감 댓글에서 안타까운 건 공정한 잣대로 승진 여부가 이루어지지 않고 줄서기와 아부, 정치력, 인맥, 어쩌다 좋은 부서에 있었다는 이유로 운명이 엇갈린다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존중하는 사람은 잘 나가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직원도 충남도는 현장이 최우선이다고 말하지만, 승진과 성과에서는 15년 내내 현장은 맨 나중이다를 실천하고 있다제발 현장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 밖에도 충남도는 학연과 지연, 자리(부서)도 중요한 것 같다’, ‘저는 소방공무원 6급인데 많은 일로 소방조직의 초석이 됐지만, 진급은 아예 제외해 놓았다는 푸념 글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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