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시장터- 꽃잎에 가린 그늘
■ 모시장터- 꽃잎에 가린 그늘
  • 칼럼위원 한기수
  • 승인 2019.04.19 10:15
  • 호수 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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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칼바람을 견딘 나뭇가지에는 새싹이 움트고, 산이며 들엔, 진달래, 개나리, 벚꽃, 산수유, 매화꽃 등의 향기가 모든 이들의 마음을 포근히 감싸주는 계절, 봄은 우리 곁으로 어김없이 다가왔다.
필자는 얼마 전, 서울에서 볼일을 보고, 잠시 시간의 여유가 되어 여의도 벚꽃 축제장에 들렀다. 수많은 인파 사이로 사뿐히 흩날리는 꽃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앞날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선사했다. 필자는 다양한 행사를 둘러보다 그 많은 사람 속에서 십여 년 간 연락이 끊겼던 지인도 만나는 행운까지 얻었다. 
하지만, 동행한 일행이 있어 다시 만남을 기약하고는 내려와서, 며칠 후 그 지인이 사는 지방 도시로 가서 그간 궁금했던 그 지인과 만남을 가졌다.
지인과는 전에 아주 가까이 지냈던 사이였고, 한때는 사업 파트너였기에, 난 지인의 그간 안부와 여러 일이 궁금했다. 약속 장소의 카페에는 잔잔한 음악이 선율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여의도 벚꽃 축제장에서의 모습과는 달리 지인의 표정이 어두워 보였다. 정확히 16년 만에 만남이었다. 
전에 내가 알던 지인은 젊은 시절 IT사업으로 꽤 많은 돈도 벌었고, 사업도 번창했는데, 그간 다른 사업에 투자한 것이 사기와 부도로 인해, 그간 이룬 모든 것을 다 잃고 이제는 노후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고 했다. 
어디 취직이라도 하려 해도 60대에 이력서 받는 곳은 한정되어 있고, 고학력의 이력은 오히려 부담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고령사회이고, 2026년 경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란다. 노후 걱정 안 해도 될 공직에 근무했거나 아님, 노후 준비를 어느 정도라도 해놨다면 걱정이 덜하겠지만, 대부분 60대 이상 살아가는 사람들은 평생 직장생활하면서 받은 봉급의 대부분은 자식 교육비며, 자식들 뒷감당해 주기에도 벅찬 삶을 살아 온 것이 현실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현재 청년층의 일자리 부족으로 인해 결혼도 미루고, 결혼을 했다 해도, 자식을 낳지 않거나 낳아도 한명을 선호 한다. 
정부에서는 단기적인 정책으로 출산 장려금 지원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땜질식 정책은 이제 아니 된다. 누가 출산 장려금 때문에 자식을 많이 낳겠는가? 
저출산과 초고령 사회를 앞둔 우리 사회는 정부에서 장기적인 정책과 대안을 더욱 꼼꼼히 만들어야 하며, 노인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패러다임도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정부에서 노인 일자리는 최저시급을 주고 있고, 그것도 단순 노동직이며, 계절적 단순직이 대부분이다. 그러한 단기적인 정책은 대안도, 해결방안도 될 수 없을 것이다. 필자는 벚꽃 축제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만남 후, 저출산 초고령 사회의 문제점과 방안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며, 이 시대 모든 이들의 마음의 그늘을 아름답게 만개한 벚꽃의 꽃잎과 함께 사뿐히 내려앉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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