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들의 왕국’ 서천…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
‘철새들의 왕국’ 서천…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
  • 허정균 기자
  • 승인 2019.04.25 10:00
  • 호수 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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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조문화 확산…생태자원 보존·이용에 관심 가져야
◆봉선지 조류 목록

지난 201711월 울산에서 8회 아시아버드페어(ABF)’5일 동안 열렸다. 명칭은 아시아버드페어였지만 아시아 뿐 아니라 유럽과 아프리카 등 21개국 42개 단체와 국내 관련 단체 40여개 등 3만여명이 참여했다.

공업도시 울산에 무슨 새들이 얼마나 있을까. 탐조인들을 울산으로 불러모은 것은 겨울철을 맞아 태화강 일대를 까맣게 물들이는 떼까마귀의 군무였다. 한 때 공해 도시로 불렸던 울산, 대표적 흉조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미움을 받았던 까마귀의 화려한 변신이었다.

아시아버드페어는 2009년 태국에서 시작돼 매년 아시아 지역을 돌며 개최되고 있다. 울산 제8회 아시아버드페어는 국내에서는 처음이었다. 말레이시아와 개최도시를 두고 경합이 벌어졌으나 10만마리에 이르는 떼까마귀가 도심 하늘에서 펼치는 군무가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다 한다.

울산에 비하면 서천은 철새들의 왕국이다. 겨울에는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찾아오고 봄, 가을에는 수만 마리의 도요새들이 갯벌을 수놓는다.

서천은 그 특이한 지형으로 인해 전국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습지가 많은 고장이다. 남한의 4대강 중의 하나인 금강과 큰 바다가 남쪽과 서쪽을 차지하고 있으며 길산천과 판교천을 축으로 단상천, 광암천, 화산천, 송내천, 송림천, 당정천, 종천천, 비인천 등이 각자 크고 작은 수역을 확보하고 직접 금강과 서해로 유입되고 있다.

이같은 내륙습지에도 다양한 종들의 새들이 보금자리를 틀고 있다. 2008UNDP/GEF 국가습지보전사업 금강시범사업관리단에서 봉선저수지 수변을 따라, 접근이 어려운 지역은 보트를 이용해 봉선저수지에 서식하는 조류를 조사한 바 있다. 조사 결과 132333종의 조류가 관찰됐다.(표 참조)

탐조인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고장이 서천이다. 탐조문화가 시작된 나라는 영국이다. 그 문화가 전파되어 미국과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등 유럽의 몇몇 나라들이 기틀을 잡았다. 서구문화를 가장 먼저 받아들인 일본은 아시아 중 가장 오랜 탐조문화의 전통을 갖고 있으며, 중국은 경제력과 인구를 바탕으로 태동하고 있다. 또한 타이완은 탄탄한 탐조 문화와 탐조 인구를 바탕으로 단순히 철새를 보는 것을 뛰어넘어 생태관광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또한 아시아 조류 박람회(ABF, Asian Bird Fair)를 발족시킨 핵심 국가로서 아시아의 탐조 문화를 이끌어 가는 다양한 활동을 선도하고 있다.

서천 갯벌은 국내 최대의 철새 도래지이다. 충남연구원의 정옥식 박사는 “2013년 한국 내 이동조류 서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유부도-장항 해안-금강하구에서 가장 많은 개체수가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조사는 강화도, 남양만, 아산만, 금강 하구, 장항해안, 유부도, 만경강 하구, 동진강 하구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각에 동시에 이루어졌다. 특히 도요새들이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시베리아나 알래스카로 이동 중에 들르는 5월중에 조사된 결과를 보면 총 117416 가운데 유부도에서만 그 절반에 가까운 55214 개체수가 조사됐으며 여기에 금강하구와 장항 해안을 합하면 73400 개체로 전체의 60%를 넘는다.

또한 서천을 찾는 이동조류 가운데에는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넓적부리도요, 청다리도요사촌, 개리, 가창오리, 검은머리갈매기, 흑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큰기러기, 큰고니, 알락꼬리마도요 등 멸종위기종의 중요서식지로 조사됐다.

세계의 탐조인들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새가 있다. 넓적부리도요이다. 전 세계적으로 몇 백마리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으로 번식지인 시베리아나 월동지인 호주 등지에서는 관찰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중간 기착지인 유부도에서 이 새를 볼 수 있어 외국인들이 더러 유부도를 찾아온다.

그동안 개발에 뒤쳐진 서천에서 최근 개발 바람이 일고 있다. 그러나 우수한 생태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탐조문화 확산 추세를 예측하고 이의 보존과 활용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창오리
▲가창오리
▲넓적부리
▲넓적부리
▲논병아리
▲논병아리
▲물닭
▲물닭
▲뿔논병아리
▲뿔논병아리
▲민물가마우지
▲민물가마우지
▲비오리
▲비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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