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을 위한 책 소개 / (18)소의 비밀스러운 삶-로저먼드 영 작
■ 청소년을 위한 책 소개 / (18)소의 비밀스러운 삶-로저먼드 영 작
  • 문영 작가
  • 승인 2019.05.15 14:20
  • 호수 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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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아니라 바로 우리 인간의 이야기
▲책표지
▲책표지

<소의 비밀스러운 삶>솔개둥지농장을 운영하는 로저먼드 영의 농장일지이다. ‘솔개둥지농장은 저자의 부모가 1953년 동물 한 마리 한 마리의 개성을 존중하며 키우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이 키우는 가축들에 대한 이야기를 대를 이어 전해왔으며, 딸이 부모님의 뜻을 이어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소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엮었지만 그 밖에 돼지, , 닭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말미에 각각의 동물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20가지씩을 발췌해 수록해 놓았다.

소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좋아하는 가축이다. 대량으로 사육하기 전에는 소를 한 가족으로 여겼다. 덩치는 크지만 순하고 믿음직한 소는 평생을 주인을 위해 일하고, 모두를 내주고 죽는다.

나는 가끔 궁금하다. 동물의 생태와 개성을 존중해주며, 가축을 기르는 친환경 농장에서는 어떻게 수익을 얻을까? 목장은 수익을 내기 위해 설립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닭의 고기와 계란이 필요하고, 소의 고기와 우유가 필요하다. 양의 고기와 털도 필요하다. 동물을 친환경적으로 기르면 육질이 훨씬 좋아지고 이 책에서처럼 우유의 맛도 훨씬 좋아진다지만 그것 역시 사람을 위한 일이지 동물을 위한 일은 아니지 않은가? 좋은 것을 얻기 위해 잘해 준 것이니 동무의 입장에서 보면 사기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이 책에 나오는 소와 돼지, 닭들은 모두 영리하다. 간혹 어리석은 녀석도 없지는 않지만. 작가는 소들의 가계도를 만들고, 그들의 부모 자식들의 관계를 열거해 놓았다. 소들의 특징과 성격, 질병에 대해서도 기록했다. 동물에 대한 애정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소의 죽음 이야기는 자연사, 병사에 관한 이야기만 있지, 매매하여 도축되는 이야기는 없다. 그들이 기른 동물은 한 마리도 도축장에 보내지 않은 걸까?

소 한 마리 한 마리의 이름과 출생, 질병, 성격, 사람과의 관계 등 여러 가지를 자세히 관찰하고 기록한 것이 마치 등장인물이 많은 러시아의 대하소설을 읽는 느낌이다.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 냄새를 좋아하여 마취되어 무아지경에 빠진 일이 있는 수소, 새끼 잃은 어미 소와 어미 잃은 새끼소, 둘 중 어미 소가 더 오래 슬퍼한다는 이야기, 몸이 아플 때 아스피린의 원료가 되는 버드나무 잎을 먹는 소들, 어려울 때 외에는 사람의 도움을 싫어하는 소, 자식을 어찌 기를지 모르는 초보 엄마 등, 소가 아니라 바로 우리 인간의 이야기다.

자연과 인간, 동물이 어울려 사는 아름답고 행복한 이상향이 바로 솔개둥지농장이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 친환경 농장을 운영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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