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홍원마을 고압선, 대책마련 시급하다
사설 / 홍원마을 고압선, 대책마련 시급하다
  • 뉴스서천
  • 승인 2019.08.08 07:15
  • 호수 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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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0135월부터 벌어진 밀양 송전탑 사건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신고리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창녕군의 북경남 변전소로 수송하기 위해 경상남도 밀양시에 건설될 예정이었던 765 킬로볼트(kV)의 고압 송전선 및 송전탑의 위치 문제를 두고, 밀양 시민과 한국전력 사이에 벌어진 일련의 사태였다.

2013520일 한전, 밀양시 4개면 6개 지역에서 공사 재개 시도하자 2개 지역 주민들이 이에 맞서 저지 투쟁을 벌였다. 2014611일 밀양시가 송전선로 건설 반대 농성장 철거 행정대집행 시행으로 경찰 20개 중대 2000여명과 한전 직원 250명 투입돼 반대 농성장을 철거했으며 철거 과정에서 20여명이 실신 및 부상을 당했다. 투쟁 과정에서 마을 주민이 음독 자살을 하고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1년 이상 밀양 주민들이 투쟁을 벌이는 동안 송전선 유해론과 무해론의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의 한 국회의원은 한국전력공사로부터 가공송전선로 전자계 노출량 조사연구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765kV 고압 송전선로 80m 이내에는 페이칭 보고서 기준으로, 어린이 백혈병 발병률이 3.8배 높아지는 3mG(밀리가우스자기장 세기 단위) 전자파에 연중 노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송전선로 주변에서 암 환자와 가축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이며, 세계보건기구(WHO)도 전자계 장기 노출 때 암이 진전된다는 생체 작용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당진화력 인근의 교로리 마을에서도 마을에 집단 암환자가 발생해 유령마을이 돼간 사례가 있고 송전선을 두고 마을 주민들과 갈등을 벌인 곳은 전국에서 그 사례를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서천에서도 뒤늦게야 이 문제가 불거졌다. 마을 위로 154kV가 지나가는 서면 도둔리 홍원마을 주민들이 송전선 지중화나 이설을 요구하며 지난 5월부터 신서천화력 공사 현장에 농성장을 차리고 지금까지 투쟁을 벌여오고 있다. 그러나 이 마을에 살고 있지 않은 주민들은 이 문제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아 보인다. 군의원이나 군 행정에서도 이들을 대변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들어본 적 없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현재 서천군이 그리는 서면 지역의 동백정 복원 등의 장밋빛 청사진은 허구일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머리 위로 고압선이 지나가는데 품격있는 관광지가 되겠는가. 홍원마을에서 펜션을 하는 주민 말에 따르면 예약을 했다가도 와서 송전 철탑이 서있는 것을 보고는 기겁을 하고 되돌아간다고 말하고 있다.

서면 주민들도 홍원마을의 아픔을 이해하고 한 목소리를 내야 하며 군과 군의회에서도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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