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문화센터, ‘래퍼 등에 소리꾼’ 첫선
미디어문화센터, ‘래퍼 등에 소리꾼’ 첫선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0.02.20 23:51
  • 호수 9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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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사람들이 만든 영화…판소리에 실린 영상미 돋보여
▲래퍼와 소리꾼의 만남. ‘레퍼 등에 소리꾼’ 한 장면
▲래퍼와 소리꾼의 만남. ‘레퍼 등에 소리꾼’ 한 장면

지난 15일 오전 서천 사람들이 만든 영화 래퍼 등에 소리꾼이 기벌포영화관에서 첫선을 보였다. 공식 시사회 이전에 영화에 참여한 사람들 중심으로 영화가 세상에 태어났음을 알리는 자리였다. ‘순애씨 모해유?’에 이어 미디어문화센터 영상제작 동아리에서 참여해 만든 두 번째 영화이다.

래퍼 등에 소리꾼을 감상한 사람들은 서천의 자연이 이토록 아름다운 줄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판소리 춘향가에 나오는 쑥대머리와 단가 사철가에 실려 도도히 흘러내려오는 금강과 신성리 갈대밭, 서해갯벌의 낙조, 황금빛 화양들, 마을 감싸안은 산줄기, 흰눈이 펄펄 내리는 동백정 등이 펼쳐졌다. , , , 바다의 사계절과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영화를 수놓는다.

소리 연습을 위해 신성리갈대밭을 찾은 소리꾼 여중생 구동희(장항중 3)는 여름철새 개개비 울음소리를 채록하기 위해 그곳을 찾은 한 랩 가수를 만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rap)이란 강렬하고 반복적인 리듬에 맞춰 가사를 읊듯이 노래하는 대중음악이다.

판소리의 매력에 빠져든 랩 가수는 서천이 근대5명창 이동백과 김창룡을 배출한 고장임을 알게 되고 이들을 계승하려는 구동희와 함께 서천 구석구석 소리공부 현장을 누빈다. 이동백의 득음처 종천면 도만리 희리산 중턱에 있는 용굴이 나오고 폐허 속에 묻힌 김창룡의 생가지가 나온다.

금강 어귀에 있는 수변공원에서 소리를 할 때에는 학 두 마리가 나타나 소리꾼의 머리 위를 선회한다. 이동백, 김창룡의 화신인가. 랩퍼는 소리꾼에게 팀을 이루어 함께 노래를 하는 콜라보를 제의하고 마침내 래퍼의 노래에 실린 판소리가 울려퍼진다. 비로소 영화 제목 래퍼 등에 소리꾼이 이해가 된다.

근대5명창 두 분을 배출한 고장이며 서천 고유의 문화가 아직 살아 숨쉬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리꾼 구동희는 현재 들풍장 기능 보유자인 송선순 옹으로부터 들풍장 장구 장단을 배우고 있다. 영화 중간에 교습 장면이 나오는데 송선순 옹은 머릿가락, 느린질굿, 두마치, 자진바리, 네마치, 빠른질굿, 삼채 등 들풍장에 나오는 장구 장단을 시연해 보여주고 있다. 또한 서면 어민들의 노동요인 덕타령이 동백국악원의 김정자 원장과 함께 펼쳐진다. 뿐만 아니라 산···바다를 낀 서천군의 아름다운 자연이 펼쳐지고 있어 서천군 홍보 영화로 큰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들풍장 장구 장단을 가르치는 송선순 옹
▲들풍장 장구 장단을 가르치는 송선순 옹

기획·제작자인 서천군미디어문화센터 구재준 센터장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진정되면 공식적인 시사회를 열 예정이며 국회, 충남도청, 충남도의회, 충남도교육청, 세종시교육청 등에서 시사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영화를 감독한 김병일 감독은 영화 연평해전, 스캔들 등에서 촬영감독을 맡은 충무로의 실력자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고향 비인면 장포리로 돌아와 어머님과 함께 살고 있다. 그는 이날 시사회에서 주민들과 함께 영화를 만드는 데 작은 밀알이 되겠다재미있게 봐달라고 말했다.

조감독을 맡은 서희주씨는 교사 출신으로 아무 연고가 없는 장항으로 귀촌해 살고 있다. 그는 서천 주민들과 함께 영화를 제작하는 데 따르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온전한 서천 사람이 됐다.

주연을 맡은 구동희 양은 장항중학교를 졸업하고 전주에 있는 한국전통문화고등학교에 합격했으며, 이동백 김창룡의 뒤를 이을 명창이 되기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이 영화의 음악은 작곡가이자 연주자로 국악 예술팀 예인스토리를 이끌고 있는 허훈 감독이 맡았다. 그는 시초면 신곡리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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