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 기고 /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읽고
■ 독자 기고 /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읽고
  • 김윤수
  • 승인 2020.06.10 17:13
  • 호수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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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운 레이첼 카슨은 <TIME>지가 뽑은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책으로 일컬어지는 이 책은 무분별한 살충제 남용으로 파괴되는 야생 생물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공개하였다. 언론의 비난과 이 책의 출판을 막으려는 화학업계의 거센 방해에도 불구하고 환경 문제에 대한 새로운 대응과 인식을 이끌어내어 정부의 정책 변화와 현대적인 환경운동을 가속화시켰다. <침묵의 봄>1962년에 출판되었고, 19644월 카슨이 죽기 전까지 거의 100만부가 팔려 나갔다. 카슨은 DDT, BHC, 알드린 등의 과다사용은 생태계를 파괴되고 암을 유발한다고 지적했으나 지금은 독성이 낮은 화학약품의 조심스러운 사용으로 그런 고발은 상당 부분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새롭고 위험한 화학 물질에 노출되고 있으며 복합적인 오염으로 인해 자연과 사람이 타격을 입는다. 사람들은 환경의 위험을 잘 알지 못한다. 코로나 19로 인한 예기치 못한 또 다른 유형의 침묵의 봄을 맞이하면서, 새가 울지 않는 봄을 맞이해야했던 끔찍한 이야기를 전하는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읽으니 살충제와 제초제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이 다시 생기기 시작한다. 열성 환경 생태론자는 아니지만 여전히 환경오염에 대한 근심과 분노가 일어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요즘 같은 모내기철에 논에 물 대는 모습을 바라보자면 더욱 불안과 근심이 생겨난다. 왜냐하면 논에 끌어들이는 물이 농업용수로 적절한 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천이나 산에서 끌어들인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겠지만 정화되지 않은 하수구나 정화되어 나온다는 축사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그대로 농수로의 물과 합쳐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오페수가 논으로 들어가서 논을 적시고 벼를 키우고 우리가 먹을 쌀이 된다고 생각 하면 여간 찝찝하고 불쾌하지 않다. 유기농이라 농약이 검출되지 않았으니 안전하고 깨끗하다는 것인가.

그래서 농어촌공사서천지사에 문의하니 고맙게도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 나와 확인을 해주엇다. 하지만 우리 서천의 낙후지역은 아직도 하수구 정화시설이 안 되어 있어 오래전부터 형성된 마을에서 오폐수를 흘려보내는 것이라 농어천공사의 잘못이 아니라 서천군이 해결할 문제이며 협업도 안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서천군은 하수구 배관 설비 및 정화시설이 되어 있지 않은 곳을 아직도 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인가. 알고 있는데도 외면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그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인가. 우리 집만 해도 위쪽에 사는 가구들에서 흘러나오는 생활 오폐수가 배관조차 없이 그대로 마당 쪽으로 흘러내려 면사무소에 이야기하여 마당 뒤쪽으로 공사를 하여 물이 빠져나가도록 했다. 그렇지만 하수구 배관이 완벽하게 설치되지 않은 상황이라 여전히 생활오수는 뒷마당으로 스며들고 물소리와 오수 냄새는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마을 전체의 하수도 배관이 어찌 설치되었는지 몹시도 궁금해지는 지점이다.

서천군은 생태도시를 표방하면서도 읍내가 아닌 농어촌의 작은 마을에는 하수구 배관 시설과 정화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주변 논에 충분히 농수를 공급할 수 있는 곡선의 아름다운 하천을 굳이 직선으로 크게 넓히는 공사를 하며 큰돈을 쓰는 이유는 쉽게 와 닿지도 않는다. 사전에 주민들과 설문조사나 대화는 해 보았던가. 공유지 혹은 사유지라 하더라도 주민과의 소통이나 양해 없이 일방적으로 산이나 하천을 변경하는 것은 무엇이 우선이 되어야하는가를 생각 하도록 한다. 특히 하수구 배관을 한데 모아 정화시설을 하는 공사는 군민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라서 생존권 운운하지 않더라도 당연히 조속히 공사를 시행해야한다.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하천을 시멘트로 쌓아 넓히는 것보다 오폐수가 하천과 농수로로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근원적인 접근법이 아니겠는가. 농수로든 하천이든 저수지든 어디에서나 오염 없는 맑은 물이 흐른다면 그야말로 아름답고 풍부한 자연 생태 관광 자원으로서의 한 몫을 할 것이고 무엇보다도 자랑스러운 서천군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아름다운 서천이란 이런 곳이어야 하지 않을까. 오래전에 본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아주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는데, 일본의 어느 농촌 마을은 산에서 내려오는 깨끗한 물을 집안으로 흘러들게 하여 그 물로 주민들은 생활하고 그 물을 따라 올라온 물고기가 주미들과 함께 사는 것이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마을 정경과 환경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순박한 마을사람들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런 마을에서 살고 싶은 욕망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환경 속에서 사는 것이 우리의 소망이자 권리이자 책임이기 때문이다.그렇다면 군민들이 건강하고 쾌적하게 살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점검하고 시행하는 것 또한 서천군의 책임이자 권리이지 않을까.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가는 삶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 소시민의 꿈이 소망으로만 존재하지 않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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