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모시관과 공예마을을 연결하는 육교가 당초 설치목적과 달리 설계 시공돼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당초 군은 한산모시관과 공예마을 간 동선 분리에 따른 이용객 불편과 4차선 도로 횡단에 따른 교통사고 위험이 상존, 장애인 등 교통약자 이용편의 제공을 위해 육교를 설치키로 했다. 이에 따라 군은 지난해 6월 국비와 군비 각 10억600만원씩 20억 1200만원을 투입해 지난해 6월 착공에 들어가 1년만인 지난 6월 12일 완공했다.
이에 앞서 군은 지난해 한산 면민을 대상으로 2개의 육교설계안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통해 한산모시관 방문자 숙소에서 전통문화교육관을 경유해 모시마을을 이용하는 설계안을 채택해 조성키로 했다. 하지만 군은 주민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방문자숙소-전통문화교육관을 연결하는 육교로 설치해 주민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민 김 아무개씨는 “당초 군이 주민의견을 수렴해 육교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해놓고도 설계를 변경한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면서 “한산모시관을 찾는 이용객 대부분이 60대 이상인 점을 감안해 육교를 개선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육교 설치 업무를 담당했다가 7월 인사발령으로 체육사업소로 자리를 옮긴 임윤지 전 주무관은 “문화재청이 국비를 지원한 만큼 전통문화교육관 이용 활성화와 사업비 부족으로 설계변경 했다”고 밝혔다.
취재진과 한산모시관 육교를 찾은 서천군지체장애인협회 박창석 지회장 등은 “장애인을 배려하지 않은 비장애인을 위한 육교”라며 “육교 곳곳에 도사린 위험을 제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서천군지체장애인협회가 지적한 문제점은 ▲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운 육교 기울기 ▲추락 등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손잡이 설치 미흡 ▲육교 상판에 대리석 판석 설치로 겨울철 미끄럼 사고 발생 우려 등을 지적했다.
이날 취재진은 한산모시관 방문자숙소에 비치된 휠체어에 박창석 지회장을 태워 육교의 기울기를 점검한 결과 비장애인도 장애인을 휠체어에 태워 오르기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박창석 지회장은 전통문화교육관에서 방문자숙소 방향으로 되돌아올 때는 “경사가 급해 사고위험이 높다”며 휠체어에서 내렸다.
박창석 지회장은 “장애인이 단체 관광할 경우 보호자 몇 명이 수행하고 장애 정도가 덜한 장애인이 휠체어를 끌어준다”면서 “이 육교는 경사도가 심해 사실상 장애인이 이용할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전통문화교육관에 설치된 휠체어 이동 통로처럼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윤지 전 주무관은 “육교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BF(Barrier Free)인증 대상에 포함되지 않지만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면서 육교의 기울기는 서울시가 채택한 12%라고 밝혔다.
이어 이용객의 추락 방지를 위해 육교 손잡이를 추가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창석 지회장은 “육교 손잡이는 이용객의 추락 등을 막기 위해 진출·입부에 손잡이를 설치토록 돼 있는데 이번 점검 결과 육교 양방향에 3~7미터 가량 손잡이가 덜 설치됐다”면서 시정을 촉구했다.
한편 군은 한산모시관 육교에 대한 점검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이용객 편의를 제고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