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우영의 고전산책 / 강학講學 불혹도不或睹 습여習如 불혹문其所不或聞
■ 송우영의 고전산책 / 강학講學 불혹도不或睹 습여習如 불혹문其所不或聞
  • 송우영
  • 승인 2020.10.30 10:12
  • 호수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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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자한편子罕篇 28문장에 지자불혹知者不惑 인자불우仁者不憂 용자불구勇者不懼라는 공자孔子의 지인용智仁勇이 나오는데 의역해서 풀어쓰면 공부하는 사람은 흔들리지 않으며 사랑하는 사람은 근심이 없으며 건강한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를 먼저 말 한 이는 노자인데 그의 책 도덕경에서 지인용겸智仁勇謙 기도대광其道大光이라 했다. 기도대광이란 떳떳하게<大光> 살기 위해서는<其道> 밝은 지혜와 덕스러운 어짊과 굳센 용기와 자신을 낮출 줄 아는 겸손이 있어야 한다는 말인데 풀어쓰면. 공부로 지를 갖춘 자는 남을 사랑할 수 있으며 용서할 줄 아는 용기가 있으며 그런 연후에야 겸손할 수 있는 것이다. 한나라 무제 때 춘추 해석의 1인자 동중서의 주에 나오는 말이다.

중용中庸에서는 지인용智仁勇을 일러 천하달덕天下達德이라 했다. 이는 사람의 몸속에 내재된 성품으로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존재성 사람됨됨이다. 이 됨됨이를 후대의 학자들은 맹자 사덕목으로 비유하곤 하는데 제일 덕목.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무측은지심無惻隱之心 비인야非人也> 제이 덕목. 부끄러운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무수오지심無羞惡之心 비인야非人也> 제삼 덕목.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무사양지심無辭讓之心 비인야非人也> 제사 덕목.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무시비지심無是非之心 비인야非人也>

위 덕목을 아는 것은 집안을 일으키는 근본이며 이 덕목을 따름은 집안을 지키는 근본이다. 서한西漢 문제文帝 때 발군의 공부 귀신으로 약관20세 나이에 태중대부太中大夫지위에 올라 과진론過秦論을 쓴 가의賈誼의 말이다.<고문관지古文觀止> 이것을 좀더 쉽게 풀어놓은 것이 공손추장구상 36문장으로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인개유불인인지심人皆有不忍人之心> 남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이불인인지심以不忍人之心> 남을 차마 하지 못하는 정치를 하게되면<행불인인지정行不忍人之政> 천하 다스리기를 물건을 손바닥 위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할 수 있다<치천하가운지장상治天下可運之掌上>”라고 명토박는다. 쉽게 말해서 차마 해서는 안 되는, 곧 사람이 사람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공부는 시작된다. 학야비해유득學也非害有得이기 때문이다.

공부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해가 아닌 덕을 끼치기 위함이다. 덕이란 이득을 주는 행위를 말한다. 옛사람 사어史魚가 어려서부터 이런 덕을 기준으로 공부했다하여 주흥사는 천자문에서 그의 덕행 공부를 기록으로 남기는데 천자문 85문장으로 사어병직史魚秉直이다. 사어는 나라 대부로 이름은 추이며 자는 자어子魚이다. 병직秉直의 뜻은 병은 잡을 병인데 여기서는 지킨다는 뜻으로 병직이란 곧음을 지킨다는 말이다. 풀어서 쓰면 사어는 위나라 28대군주이며 42년간 재임한 영공靈公 때 재상을 지냈는데 위 영공이 정치를 그릇되게 하자 죽음으로 간언한 인물이다. 논어 헌문편 14-20문장에 위령공을 일러 공자는 군주로서는 가장 무도한 군주라고 평했다.<子言衛靈公之無道也> 그럼에도 그가 군주의 지위를 잃지 않았던 이유는<夫如是奚其喪> 적재적소에 공부를 많이 한 인물을 들어 썼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어는 죽으면서 유언하길 나는 생전의 현신賢臣 거백옥蘧伯玉을 등용시키지 못하였으며 간신 미자하彌子瑕를 물러나게 하지 못하였다. 내가 죽거든 시신을 거적에 말아서 들녘에 버려 짐승 밥이 되게 하라. 이 소식을 들은 영공은 크게 뉘우쳤다 한다. 후일 공자는 논어 위령공衛靈公편에서 사어를 높이기를 곧도다. 사어여. 나라에 도가 있을 때는 화살처럼 곧더니 나라에 도가 없을 때도 화살처럼 곧았구나.”

거백옥과 미자하는 극명히 상반된 인물로 정도를 공부한 인물이 거백옥이고 술수를 먼저 공부한 인물로 에서 위나라로 건너와 위령공의 경호실장을 지낸 자가 미자하이다. 이 둘의 술수와 공부법은 따로 재론할 필요가 있는 인물로 어릴 때의 거백옥은<유시幼時거백옥蘧伯玉> 누가 보지 않아도 공부했으며<강학講學불혹도不或睹> 누가 듣지 않아도 공부했다<습여習如불혹문其所不或聞>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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