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 이야기 (1)개나리
■ 꽃 이야기 (1)개나리
  • 문영 작가
  • 승인 2021.03.25 10:11
  • 호수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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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무덤에서 되살아난 황금 새장

문영 작가의 꽃 이야기를 이번 호부터 연재합니다.

(개나리에 대한 전설은 여러 가지 있지만 어린아이들에게 들려주면 좋을 만한 이야기를 골라 살을 붙였습니다.)

옛날 인도 나라에 아름다운 공주가 있었습니다. 그 공주는 목소리가 곱고 예쁜 새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백성들은 예쁘고 고운 소리로 노래하는 새만 보면 산 채로 잡아다가 공주에게 바쳤습니다. 그래서 나라 안에는 예쁘고 고운 소리를 가진 새가 없었습니다. 꾀꼬리, 종달새, 휘파람새, 뻐꾸기 모두 공주님의 새장에 갇혀 있어서 사람들은 새소리를 들을 수 없었습니다. 공주 혼자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공주의 새장은 새들로 가득 차고, 아주 예쁜 새장 하나만 비어 있었습니다. 빛나는 노란 금꽃으로 장식한 정말 예쁜 새장이었습니다. 공주는 그 새장에 넣어도 좋을 만큼 아름다운 새를 가지고 오는 사람과 결혼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이웃 나라 왕자님들이 예쁘고 고운 소리로 노래하는 새를 들고 와서 공주에게 청혼하였습니다. 그러나 공주의 마음에 드는 새는 한 마리도 없었습니다.
어느 날 허름한 차림의 노인이 새를 한 마리 들고 찾아왔습니다.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깃털에 고운 소리로 노래하는 아름다운 새였습니다. 공주는 너무 기뻐하였습니다. 얼른 새를 받아 새장에 넣었습니다. 그런데 노인과 결혼할 생각을 하니 끔찍했습니다.

공주님께서 만족하시니 저도 기쁩니다. 그러나 공주님과 결혼하기에는 제가 너 무 늙었습니다. 그러니 제 소원 하나만 들어주십시오.”

공주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물었습니다.

어서 말해보세요. 뭐든지 들어드리지요.”

저기 새장에 있는 새들을 모두 풀어주십시오.”

그렇게 하지요. 이렇게 아름다운 새가 있는데, 저런 새들은 필요 없지요.”

공주는 새들을 모두 날려 보냈습니다. 새들은 푸른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아갔습니다. 노인은 고맙다고 절을 한 뒤 떠났습니다.

그 후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름다운 새가 자꾸 꾀죄죄해졌습니다. 노래 소리도 변해갔습니다. 목욕하면 좀 나을까 싶어 깨끗이 씻겼더니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정말 볼품없는 까마귀였습니다. 목에는 금방울을, 몸에는 예쁜 색칠을 했던 것이지요.

공주는 노인에게 속은 것에 너무너무 화가 나서 그만 병이 들어 죽고 말았습니다. 그 후 공주를 묻은 무덤에서 황금 새장 같은 개나리꽃이 아름답게 피었답니다. 아름다운 황금 새장에 까마귀를 넣었던 것이 너무 억울했던 모양입니다.

지금 우리가 아름다운 새소리를 듣는 것은 지혜로운 노인이 공주를 속여 모든 새를 날려 보냈기 때문이랍니다.

개나리 꽃말 : 희망

<문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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