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 이야기 (2)벚꽃. / 꽃말 : 순결, 절세미인
■ 꽃 이야기 (2)벚꽃. / 꽃말 : 순결, 절세미인
  • 문영 작가
  • 승인 2021.04.08 01:43
  • 호수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간과 결혼한 산신령의 딸, 벌을 받아 벚나무가 되다

옛날 제주도 한라산 중턱에 나무를 해다 파는 착하고 성실한 청년이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어머니가 몸져눕고 말았답니다. 청년이 한라산에 올라가 좋은 약초를 캐다 달여 드려도 어머니의 병은 낫지 않았어요. 청년은 날마다 산신령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산신령님, 저의 어머님 병이 낫게 해주세요.”

청년의 정성스러운 기도에 감동하여 산신령님이 나타났습니다

너의 효심이 지극하구나.”

산신령님은 청년에게 한라산에 올라가 사슴뿔을 잘라서 솥에 넣고 푹 끓여 어머니께 드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돌아올 때 뒤에서 어떤 소리가 나도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당부하였지요.

다음날 청년은 한라산에 올라가 사슴뿔을 잘라서 돌아오는데,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아무도 없었는데 어디서 나타난 여자일까 하고 궁금했지만, 산신령님의 말이 떠올라 뒤를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집에 돌아와 사슴뿔을 달여 드렸더니 어머니의 병이 씻은 듯이 나았습니다.

그 뒤부터 청년의 꿈속에서는 자신을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청년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여자는 어디에서 온 누구일까 하고. 청년은 백록담에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백록담에 올라가 만난 것은 사슴과 함께 앉아있는 아름다운 여인이었어요. 청년과 여인은 첫눈에 서로 사랑하게 되었고, 두 사람은 결혼하고 백록담 가에 조그만 집을 짓고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어느 날 청년이 자고 일어나 보니 아내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거예요.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자 청년은 슬픔에 잠겨 마을로 내려왔습니다. 그 여인은 어디로 갔을까? 누가 잡아간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되어 병이 나고 말았던 거지요. 너무 궁금하고 꼭 한번 만나보고 싶어서 다시 백록담에 올라가 보았는데, 아내와 같이 살던 집이 있던 자리에 꽃이 흐드러지게 핀 벚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습니다.

그때 벚나무에서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나는 산신령님의 딸입니다. 사람과 혼인해서는 안 되는데 당신과 결혼하여 신령님께 벌을 받아 벚나무가 되었답니다.”

청년은 사랑하는 아내가 벚나무가 된 것이 자기 잘못이라고 생각되었어요. 그는 먹지도 자지도 않고 벚나무와 이야기를 나누며 며칠을 보냈지요. 벚꽃이 시들자 청년의 몸도 쇠약해져서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그 이듬해부터 청년이 사랑한 벚나무에는 다른 어느 벚나무보다 화사하고 아름다운 벚꽃이 피었다고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