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시장터 / 우리가 명품이다
■ 모시장터 / 우리가 명품이다
  • 권기복 칼럼위원
  • 승인 2021.05.0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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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소비시장이 꽁꽁 얼어 있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소비시장이 활짝 열리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지난 3월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도에 비해 78% 증가하여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에 다가섰다고 한다. 언론 매체들은 이제부터 보복적 소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라고 진단하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소비활동은 경제 활성화의 밑거름이 된다. 따라서 소비활동이 활발해진다는 것은 우리 경제도 기지개를 켤 수 있다는 청신호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뉴스에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속도가 연초 예상치를 뛰어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한 것도 우연은 아닐 듯싶다.

전 세계에 코로나19 백신이 빠른 속도로 공급되고 있지만, 아직은 안도의 숨을 내쉬기에는 설익은 감자이다. 매일같이 감염 환자 수는 최고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경제회복의 빠른 속도만큼 코로나19로 인한 공포 지수가 지난해에 비하면 상당히 약화 되었음을 오감으로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정부에서는 이 때문에 시민들의 해이감이 만연하여 감염 재확산으로 이어질까 봐 조바심을 내는 것도 사실이다. 시민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굴하지 않고 자신감 넘치는 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감염 억제를 위한 공동 노력은 여전히 중요하다. 요즘 인도에서는 1일 감염 환자가 30만 명을 넘어서면서 치료 한 번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예도 허다하다고 한다.

아무튼 소비 회복과 경제 활성화 소식은 반가운 뉴스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일만은 아니다. 코로나19는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더욱 심화시켜놓았다. 작금의 소비 활황은 부익부를 취한 사람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고가의 사치품과 명품으로 불리는 해외 유명 브랜드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명품 시장 규모가 세계 7위라고 한다. 무역은 10위권 재진입을 위해 애쓰고 있는데, 정말 어렵게 번 외화를 너무나 손쉽게 내준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고가의 사치품을 비롯하여 명품이라 불리는 것들 대부분이 선진국 제품이고, 그 기술력과 전통 등을 인정한다. 그렇지만 보통 우리나라 생산 제품에 비해 10배에서 100배까지 비쌀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명품 생산국들이 과거 제국주의 국가들로 그들의 압박을 받은 우리가 그들의 뒷받침을 해주는 꼴이라거나 백인 선호의식이 가미된 것이라거나 남들 앞에서 위세를 부리고자 하는 허영심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말들은 하고 싶지 않다. 단지 우리 주변을 돌아보자. 코로나19로 인해 실직과 폐업, 과다한 부채를 떠안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

소비는 해야 한다. 허세적 소비가 아니라 겸손한 소비, 이웃을 배려하는 소비를 하자. 우리 이웃이 근무하는 회사의 제품이거나 자영 사업장을 애용하는 소비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실업과 경제회복 문제들을 정부의 정책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우리 시민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모아질 때, 문제 해결의 답이 있다.

명품이라는 허세로 자신의 위상을 높이려 하지 말고, 이웃과 손을 마주 잡는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 위상을 높여주자. 너와 나 함께 따뜻한 이웃임을 느낄 때, 바로 우리가 명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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