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 이야기/(5)이팝나무꽃 전설
■ 꽃 이야기/(5)이팝나무꽃 전설
  • 문영 작가
  • 승인 2021.05.20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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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가 쌀밥 대신한 꽃잎
▲이팝나무 꽃
▲이팝나무 꽃

길가에 이팝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이팝은 쌀밥이란 듯입니다. 사람들은 그 꽃이 무슨 꽃인지 눈길 줄 새 없이 바쁘게 지나갑니다. 나는 이팝나무에 전해오는 열여덟 살에 시집와 시어머니한테 호되게 시집살이하던 며느리 이야기는 해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옛날 어머니와 아들이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오랫동안 병을 앓으셨습니다. 아들의 극진한 효도와 간병으로 병이 나은 어머니는 몸이 너무 허약하여 시력이 아주 나빠지셨습니다.

아들은 어머니가 기력을 빨리 회복할 수 있게 쌀밥을 지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쌀독에는 쌀이 한 줌밖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보릿고개에 가뭄까지 겹쳐 쌀을 구해올 데도 없었습니다. 그 쌀로 밥을 지으니 간신히 한 그릇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밥상에 어머니 밥그릇만 들고 들어가면 어머니가 걱정하실 것 같았습니다. 아들은 집 마당에 흐드러지게 핀 이팝나무를 보며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러고 나서 아들이 들고 들어간 밥상에는 어머니의 밥과 한 그릇 가득 쌀밥을 담은 아들의 밥그릇이 놓여있었습니다.

얘야, 오랜만에 이밥을 먹으니 기운이 금방 날 것 같구나. 너도 많이 먹어라.”

, 어머니. 정말 이밥이 맛이 있네요. 내일도 쌀밥 해드릴 테니 얼른 기운 차리세요.”

오냐, 오냐.”

모자가 이야기를 나누며 밥을 먹고 있는데, 마침 그 집 앞을 임금님과 도승지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가뭄이 극심하고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는 사람이 많은데 쌀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임금님은 도승지에게 사정을 알아보라 하였습니다.

여보시오, 지나가는 길손인데 밥 좀 얻어먹을 수 있을까요?”

임금님의 명령으로 모자의 집 방문을 연 도승지는 두 사람의 밥상을 보고 가만히 문을 닫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불쌍한 두 모자의 모습을 임금님께 소상히 말씀드렸습니다.

아들은 어머니가 시력이 좋지 않으니 자신의 밥그릇에 밥이 아닌 이팝 꽂을 가득 담고 먹는 시늉을 해도 모르실 거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자기가 안 먹는 줄 알면 어머니께서도 진지를 들지 않을 게 뻔했으니까요.

그 소식을 전해 들은 임금님은 가난한 청년의 효심에 감복하여 상을 내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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