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시장터 / 개혁은 국민을 섬기기 위함이다
■ 모시장터 / 개혁은 국민을 섬기기 위함이다
  • 권기복 칼럼위원
  • 승인 2021.06.24 10:23
  • 호수 10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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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가 집권하면서 국민의 귀에 딱지가 붙도록 들은 말이 검찰개혁이다. 그 외에도 정치개혁’, ‘의료개혁’, ‘언론개혁’, ‘교육개혁등등 개혁이란 말을 시도 때도 없이 듣고 산다. 한편, 야권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목청 높이기에 매일같이 열을 올리고 있다. 국민의 눈에 비치는 것은 예나 제나 정치인이란 것들이 서로 싸움질이나 일삼는 무리로 보일 뿐이다.

점진적이니 중도니 하는 말들을 빼면, 집권 정당은 진보주의를 표방한다. 반면 다수 야당은 보수주의를 표방한다. 진보주의는 현 정치체제가 민주주의를 추구함에 미흡함이 있으니, 개혁을 통해 더 나은 민주주의를 구현하고자 한다. 반면, 보수주의는 현재에 만족하고 안정과 실리를 추구하고자 한다.

결국 여당과 야당의 갈등은 명약관화한 것이다. 개혁은 곧 고정적으로 정렬된 것들을 풀어제껴서 새로운 질서를 세우려 하기 때문에 당장 안정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 특히 자신이 현 위치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하면 개혁은 목에 걸린 가시와 같은 것이다. ,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부()를 쥐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개혁과는 등 돌리고 싶어 한다. 또는 크든 작든 일생을 투자하여 지켜온 것이 있는 노년층이 개혁을 아주 싫어한다. 개혁은 그들에게 물질적이거나 정신적 상실감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한다.

그럼, 나 자신의 행복한 사회생활을 위하여 개혁과 안정 중에서 무엇이 더 중요할까? 실은 둘 다 중요하다. 개혁과 안정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땅에 떨어진 동전은 어느 한 면만 보여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느 쪽을 추구할 것인지는 다수의 국민 뜻에 달려있다. 현 정부는 진보주의를 표방한 정당에서 잉태된 만큼 언젠가 야당에게 정권을 넘겨야 하는 상황이 오기 전까지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

현 정부는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여망에 의해 집권하게 되었고, 4년을 넘기고 있다. 그동안 국민의 의사에 부응하는 면도 많았지만, 전반적으로 실망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검찰개혁은 소리만 요란했지, 진전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야당과 검찰 당사자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그렇지만 정부가 운전만 바르게 했다면 대다수 국민의 여망을 등에 업고 호랑이처럼 내달릴 수 있었다.

요즘은 개혁을 요구하던 세력들도 정부의 개혁정책에 짜증을 내고 있다. 그 무엇을 개혁한다고 해도 소란스럽기만 할 뿐,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개혁의 목적이 혼란스럽고, 이를 추진한다는 위정자들의 품격에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이다. 검찰개혁 추진을 위해 앉힌 검찰 수장에게 역공세를 당하여 비틀거리는 모습, 성폭력과 성희롱을 자행하여 국민에게 지탄받기 일쑤이다.

단언하건대 개혁의 목적은 국민을 섬기라는 것이다. 검찰개혁도 무시무시한 법적 권위를 내려놓고, 국민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호령이 아닌 섬김으로 자세를 낮추라는 국민의 명령이다. 그런데 현 정부의 개혁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집권 연장을 위한 것이거나 말 잘 듣는 식솔로 만들려는 꼼수로만 보인다. 그래서 많은 국민이 등을 돌리게 되고, 정치에 대한 환멸과 무관심만 증폭되고 있다.

이제라도 현 정부의 당정 위정자들에게 부탁한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더욱 더 발전시키고, 국민을 진심으로 섬기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현재 자리를 지키기 위해 연연하면 할수록 국민은 그 자리에서 밀어낼 뿐이다. 제도적 개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식적 개혁이며, 특히 본인부터 개혁할 줄 알아야 한다.

국민을 섬길 줄 아는 사람은 자신의 지위에 연연하지 않고, 하급 직원을 상대로 성폭력이나 성희롱을 하지 않으며, 갑질하지 않는다. 이제부터라도 왜 개혁해야 하는가를 진정성을 갖고, 국민에게 확실하게 다가가길 바란다. 진심으로 국민을 섬기기 위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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