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시장터 / 위대한 사람, 대우(大禹)
■ 모시장터 / 위대한 사람, 대우(大禹)
  • 김윤수 칼럼위원
  • 승인 2021.11.26 07:05
  • 호수 10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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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수 칼럼위원
김윤수 칼럼위원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이후 썩어가는 강물의 녹조는 이제 독조 상태가 되고 있다. 뉴스 서천(2021.11.3. 10771)의 기사를 보면,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권리를 외치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진다.

기사에는 낙동강 녹조 물로 키운 상춧잎에서 남세균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9마이크로그램 검출되었는데, 세계보건기구(WHO) 농작물 내 마이크로시스틴 가이드라인대로라면 몸무게 30kg 초등학생이 하루 상춧잎 3, 60kg 성인의 경우 6장이면 가이드라인을 초과한다고 한다.

한편 지난 8월 충남 부여 내성리 수상스키장, 충남 서천 조류생태전시관, 전북 익산 용두양수장, 전북 군산 나포면 선착장과 서포양수장 등 금강 5곳에서 취수한 샘플을 부경대 식품영양학과 이승준 교수팀에 분석 의뢰했더니 금강 5곳 중에서 서천 조류생태전시관에서 7314ppb 마이크로시스틴의 최고치가 검출됐다고 한다. 이는 미국 오하이오주의 토탈 마이크로시스틴 기준인 음용수 1.6ppb, 레저 활동 20ppb에 비하면 놀라 자빠질 수치이다. 이런 강물로 농사짓고 재배한 농산물이 식탁에 올려진다.

이승준 교수는 해외 사례에서 농업용수에 포함된 남세균 독소가 5~40% 축적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300°C에서도 분해되지 않아 벼에서 독소를 배출하는 시스템 없이 축적된다면 밥을 지어도 독소가 분해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이 녹조에 노출되면 위장염과 간질환, 근위축성측삭경화증 같은 질환을 앓을 뿐 아니라 잠재적 발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녹조가 발생한 연못의 물을 마신 가축이 폐사하고 중국 윈난성 뎬츠호 벼 모종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 축적이 확인되었다. 다른 나라에서도 뿌리채소, 잎채소 등에서 마이크로시스틴 축적이 확인된 사례가 있다. 남세균의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보다 100배 치명적 독성을 가지고 있단다.

우리나라 농어촌공사는 농업용수를 공급하기만 할 뿐이며 수질관리는 환경부가 맡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 또한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금강, 영산강 등에 대해 상수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등한시하고 있다. 환경부는 물 환경 정보시스템 녹조 Q&A’에서 과일과 채소의 독소 흡수 기작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고, 2016녹조, 녹조현상은 무엇인가?라는 소책자에서 식물에 흡수되기도 어려워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는 유해 남조류(녹조)가 포함된 농업용수의 안전성 평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농수로 등에서 남세균 독성이 감소해 벼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보고를 통해 그동안 녹조가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말한 환경부의 말이 거짓임이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시스틴과 같은 남세균 독성은 햇볕과 물이 공급되는 논이나 밭 토양은 물론 농수로에서도 잘 자랄 수 있다고 지적하며, 남세균 독소가 지하수로 유입되면 독성이 분해되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도 지적했다.

최근 환경부는 내년 4월까지 7개월간 녹조 관리 선진화 방안 연구용역을 통해 유해 남조류 독성의 농산물 안전성 영향을 분석한다고 한다. 4대강 사업 완공 이후 만 10년 동안 녹조 독성의 환경 위해성 문제를 외면하던 환경부가 뒤늦게 조사에 나선 것이다. 4대강 사업으로 금강에는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등 3개의 보가 만들어졌다. 보는 강물의 흐름을 막아 해마다 물고기 떼죽음과 함께 녹조가 발생하고 강바닥은 두껍게 진흙이 쌓여 제 기능을 못 하게 만들었다. 2018년 세종보와 공주보를 개방하자, 수문이 닫힌 백제보와 금강 하굿둑에만 녹조가 발생했다고 한다. 20215월 백제보 수문까지 전면 개방하자 강바닥을 뒤덮은 퇴적물이 흘러내려 하굿둑에 막혀 하구 주변의 수질오염이 가속화되고 하굿둑은 녹조로 뒤덮이게 되었다.

막혀 있는 강을 흐르게 하는 것은 순리이자 상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독성에 병든 자연을 회복하고 생명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실천력이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 위한 문제 해결은 행복의 충족과도 맞닿아 있다. 하굿둑 문제는 중국 고대사의 전설적인 인물 를 더욱더 생각나게 한다. ‘는 제방을 쌓아 치수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 을 처절하게 지켜보면서, 철저한 분석과 뼈를 깎는 노력으로 제방을 무너뜨리고 강물을 펼치는 치수 사업으로 하나라의 임금이 되었다. 그가 성인으로 추앙받으며 대우(大禹)’라 불리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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