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은 한국사회에서 역사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 환경적으로 희로애락의 역사를 경험한 독특한 지역이다. 장항은 백제의 부흥과 멸망, 나당전쟁, 고려시대 진포대첩, 그리고 일제강점기와 산업화를 겪었다. 역사의 명암은 주민들에게 아픔과 기쁨의 연속이었다.
한국사회의 고속 성장 시대가 저물어 가면서 장항은 정체되기 시작했다. 장항 경제의 상징이었던 장항제련소, 장항항, 장항선은 차례차례 사라졌다. 수산업은 예전 같지 않고, 사람들은 떠났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했고, 주민들이 삶에 다시 활기가 될 만한 그 무엇이 필요했다.
2000년대 중반 대안사업이 결정됐고, 장항생태산단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들어섰다. 지금은 한국폴리텍대학 해양수산 서천캠퍼스 건립이 추진 중에 있고, 장항산업단지 내 해양바이오밸리와 항공보안장비 관련 클러스터가 활기를 띠고 있다. 장항 주민들에게 기대와 아픔이 함께 새겨져 있는 장항 브라운필드 조성 사업도 기대를 갖게 한다. 그리고, 2021년 7월 서천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장항이 이제는 세계적인 명성까지 얻게 됐다.
그럼 주민들은 이러한 많은 변화를 알고 있을까. 그리고 이런 사업들이 과연 주민들의 삶에 좋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실제로 주민들의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을까.
장항의 변화에 주민들이 함께해야 한다. 그리고 주민들이 주체가 돼야 한다. 현재 그리고 앞으로 추진되는 사업들의 효과가 직간접적으로 주민들의 삶과 연결돼야 한다. 침체해 있는 수산업을 살리기 위해 금강 수문은 열어야 하고, 산업, 교육, 환경이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 산업계와 교육, 연구기관이 서로 협력해서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내야 한다. 환경오염으로 고통을 받았던 지역 이미지에서 회복과 치유의 상징이 되는 지역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리고 서천(장항)갯벌의 재평가를 통해 세계적인 생태관광 중심지로 발돋움해야 한다.
지금 장항은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강하게 연결돼 있다. 장항의 역사, 그리고 주민들의 삶을 기본적으로 이해해야만 장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는가. 주민들이 살기 좋은 명품 장항이 되기 위해 새로운 새벽을 함께 열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