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송림리, 곰 수용시설 적지 아니다
사설 / 송림리, 곰 수용시설 적지 아니다
  • 뉴스서천
  • 승인 2022.06.03 01:31
  • 호수 11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방 선거운동 기간에 한 시민단체에서는 장항읍 송림리에 들어설 예정인 곰 사육 수용시설을 반대하는 가두방송을 하며 서천군 관내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이 목소리는 선거운동에 묻혀 주민들에게 와닿지 않았고 많은 서천 주민들의 삶의 질을 좌우할 사안에 대해 후보자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제 선거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가게 됐다. 다시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환경부는 주민들의 의사는 후에 묻겠다며 일정 대로 추진할 의사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사업을 반대하는 이유는 우선 곰들이 살아갈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곰은 생육조건상 기후 조건도 맞아야 하지만 평지와 구릉, 산림 지역 등 지형이 다양하게 구성된 곳이 적절하다. 더욱이 사람들의 거주 공간으로부터 어느 정도 떨어지게 해서 각종 소음과 냄새 등으로 인해 사람과 곰이 서로 생활상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 사람이 거의 살지 않고 평지와 구릉, 산림이 적절하게 분포한 지역이 적합한 부지이다.

둘째, 부지 주변은 서천군 제일의 관광지이기 때문이다. 송림 솔밭은 외지인들도 즐겨 찾는 힐링코스로 인기가 높으며 인근의 해양생물자원관과 함께 많은 관광객들이 드나드는 곳이다. 서천군은 그동안 곰들이 관광객들을 유인하는 효과를 가져올 듯이 주민들에게 홍보하며 동의를 구했다. 그러나 환경 조건이 맞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으며 죽어가는 곰들은 혐오의 대상이 될 뿐이다. 좁은 구역에 400여 마리의 곰들이 갇혀 지내는데 그걸 보러 관갱객들이 찾아오겠는가.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곰을 치료하는 시설과 함께 가급적이면 곰들이 야생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관리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송림리에 총 사업비 242억원을 들여 2025년까지 계획하고 있는 수용시설의 면적이 39000이다. 이는 미국의 보호시설에 비해 단지 25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계획된 부지는 옥남방조제가 들어선 1924년 이전에는 갯벌이었다. 지금도 인근 솔리천 하구에는 멸종위기1급 조류인 저어새와 노랑부리저어새, 노랑부리백로 등을 비롯한 각종 철새들이 찾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황새가 찾아와 인근 농수로에서 머물곤 했다.

이번 지방선거 당선자들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주민들과 대화를 하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