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 이야기 / (24)초롱꽃
■ 꽃 이야기 / (24)초롱꽃
  • 문영 작가
  • 승인 2022.06.29 19:00
  • 호수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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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밤길 밝혀주는 초롱으로 태어난 누이의 사랑
▲섬초롱꽃
▲섬초롱꽃

섬초롱꽃은 초롱 모양의 꽃이 피는 한국이 원산지인 여러해살이 초본과 식물이며 씨와 뿌리로 번식합니다. 초롱꽃은 좀 더 흰색에 가깝고 섬초롱꽃은 연보라색을 띱니다. 금강초롱은 종 모양도 조금 다르고 꽃색도 다릅니다. 꽃말은 겸손입니다. 꽃은 5월경부터 피기 시작하는데, 오랫동안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섬초롱꽃을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면서 기품이 있어 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의 종갓집 종부 같은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약한 줄기와 잎에 비해 제법 큼직한 꽃을 피웁니다. 어린잎은 삶아 나물로 무쳐 먹습니다.

 

섬초롱꽃 전설

옛날 깊은 산골에 부모님을 여읜 남매가 의좋게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부터 누이가 앓기 시작하였는데 병이 낫지 않고 갈수록 몸이 쇠약해졌습니다.

동생은 하루도 쉬지 않고 좋은 약초를 찾아 산자락을 더듬고 다녔습니다. 어느 날 깊은 산 중에 좋은 약초가 있다는 말을 듣고 약초를 캐러 집을 나섰습니다. 동생은 누이의 병을 꼭 낫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저녁이 되어도 동생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산자락을 헤매고 있을 동생이 걱정되었습니다. 누이는 초롱불을 밝혀 들고 동구 밖까지 나가 보았습니다. 오랜 병으로 쓰러질 듯 기운이 없었지만 길을 잃고 헤맬 동생을 생각하며 초롱불을 들고 동생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산속으로 깊이깊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사흘 만에 귀한 약초를 구한 기쁨에 누이를 부르며 사립문 안에 들어선 동생은 넋을 놓고 말았습니다. 누이는 어디에도 없었으니까요. 동생이 너무 늦게 돌아온 것이지요.

누이를 부르며 산속을 헤매다 숨을 거둔 누이를 발견하고 동생은 목놓아 울었습니다. 그런데 누이가 숨을 거둔 그 바로 옆에 초롱 같은 모양의 꽃이 피어있었습니다. 동생이 길을 잃고 헤맬 것을 걱정하는 누이의 마음이 초롱 모양의 꽃이 되어 피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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