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우영의 고전산책 / ‘절節’과 ‘문文’의 공부로 수신과 지식의 함량을 높인다
■ 송우영의 고전산책 / ‘절節’과 ‘문文’의 공부로 수신과 지식의 함량을 높인다
  • 송우영
  • 승인 2022.07.07 01:35
  • 호수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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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익재야學豈益哉也이 말은 공자가어孔子家語 자로초견子路初見편에 기록된 내용으로 공부가 무슨 이득이 있겠습니까?’ 쯤으로 읽히는 자로의 말이다.

전한시대 회남왕 유안은 제자백가의 학술을 모아 21권이라는 방대한 백과사전을 집대성 했는데 회남자淮南子가 그것이다. 그 내용 중에 양자곡기楊子哭岐’ ‘묵자읍련墨子泣練이라 하는 경구가 있다. 양자곡기는 사람들이 두 갈림길에서 선한 길을 놔두고 악한 길로 가는 것을 보고 운다는 말이고, 묵자읍련은 사람이 착한 것에 물들 수 있는데 나쁜 것에 물드는 것을 보고 울었다는 말이다. 후대 송나라 때 경학가들은 이를 주석하기를 어려서부터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선한 것에 물들기 위함이라 했다.

공자는 논어 개권벽두에서 공부하라고 한다. ‘배워서 기뻐한 연후에 군자가 되라이것이 논어 학이편 첫 문장이 주는 가르침이다. 인류에 처음으로 공부를 하라고 말한 당사자 공자는 공부를 어떻게 했을까. 사마천이 쓴 사기 책 공자세가의 기록에 따르면 공자는 어려서 놀 때에 제사용기를 갖추고 놀면서 예를 익히고 생활 속에서 예를 습관화 했다고 기록한다.<위아희희爲兒嬉戱 상진조두常陳俎豆 설예용設禮用>

이때까지가 대략 9세 전후이며<혹 이본에는 7세까지 이러고 놀았다고 하는 전하는 말도 있다> 9세 이후로는 논어 자한편 9-6문장의 기록에 의하면 태재의 물음에 공자의 답변을 통해 공자의 어린 시절을 짐작해볼 수는 있다.

하루는 태재가 공자의 제자 자공에게 이렇게 묻는다. “그대의 스승 공자님께서는 성인이신가? 어찌 못하는 일이 없으신가.” 자공은 그 자리에서 답변을 못하고 물러나와 공자께 태재와 있었던 일을 고하니 공자께서는 웃으시면서 이렇게 답변하신다. “태재가 나를 아는구나.<태재지아호大宰知我乎> 나는 어려서 천했기 때문에<오소야천吾少也賤> 먹고 살려고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일한 탓에 천한 일에도 능하다.<고다능비사故多能鄙事>”

이때가 9-15세까지이고 논어 위정편 2-4문장에서 밝혔듯이 공자는 15세가 되고부터는 공부에 뜻을 두었다.<오십유오이지우학吾十有五而志于學>라고 했다. 그리고 17세에 이르서는 공부해온 분량이 천하에 알려지는 정도에 이르렀다. 공자의 17세 나이 때는 공자 인생의 분수령이요 변곡점이기도 하다. 이때가 기원전 535년으로 춘추좌씨전에 따르면 노나라 대부 맹리자孟釐子7세된 아들 맹의자孟懿子에게 공자를 찾아가 예를 공부할 것을 말한 기록이 있다.<정태현역주 춘추좌씨전5. 416쪽 전통문화연구회> 물론 맹의자는 어려서인지 아니면 무슨 이유에선지 공자를 찾아가 공부한 기록은 없다. 다만 대략 400년 후의 사람 사마천의 기록에 따르면 공부했다라고 기록하는데 그것은 어린 맹의자가 아닌 어른이 된 뒤의 일이고 암튼 15세에 공자는 공부에 뜻을 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17세에 주나라에가서 노자를 처음 만난다. 여기서 공자는 다섯가지 흉례중 하나인 상례와 장례를 노자를 도우면서 그에 해당하는 예법을 배운다. 일종의 도제식 교육인 셈이다. 수경주水經注·위수河水의 기록은 이렇다.

나라 경왕 10. 17세가 된 공자는 주나라로 가서 노자를 만났다는 기록이 있고 예기禮記·증자문曾子問기록에서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전에 나는 노자를 따라 항당巷党에서 장례를 도왔는데 상여를 메고 가는 중에 길에 이르자 일식日蝕이 있었다고 했다. 이말을 쉽게 풀어쓰면 공자는 열일곱 살 때 항당에서 노자를 모시고 상례喪禮를 도왔다는 말이다.

이 부분은 공부를 깊이 한 밝은 후학이 나서 다시 한번 정리해줄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왜냐면 이때가 공자 모친 안징재顔徵在32세의 나이로 졸한 연도이며 또 대부 계씨가 전국 선비 대부 향사饗士를 실시한 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자는 왜 15세에 공부에 뜻을 두었을까. 공자 이후 공부는 15세 이전 공부와 15세 이후 공부로 나뉜다. 공부는 절문節文이라 하여 크게 쇄소응대진퇴지절灑掃應對進退之節예악사어서수지문禮樂射御書數之文으로 구분하는데 15세 이전에는 몸수신 공부인 의 공부로 몸을 닦고 15세 이후에는 의 공부로 지식의 함양을 채운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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