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작가가 지난 1일부터 ‘장항의 집’에서 전시회를 시작한 이래 지난 20일부터 철로를 건너 장항도시탐험역으로 전시공간을 확대해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는 오는 10월 1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20일 오후 도시탐험역에서 김인규 작가를 만났다. 오랜 세월 장항을 동서로 갈라놓았던 철로를 넘나들며 그의 전시를 볼 수 있다.
그는 지난 6월에 부여에서 ‘산벚’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전을 열었으며 8월에는 ‘김인규’를 내걸고 개인전을 열었다고 전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은 모두 40여점인데 모두 2017년 이후의 작품들입니다”
전시된 그의 최신 작품들은 캔버스에 유화로 그렸으며 단순하면서도 정감이 다가오는 산봉우리들이 화면을 채우고 있다.
“산벚꽃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보령 미산면 출신이고 어머니는 종천 도만리 출신이라고 전하며 한 그림을 가리켰다. 서천의 산천을 닮은 그림에는 “해도 하나 달도 하나 사랑도 하나”라는 글귀가 씌어있다.
해방되고 난 후 서울에서 온 인척이 어머니에게 가르쳐 준 노래 가사라고 하는데 “어머님이 즐겨 부르셨다”며 “어머님을 생각하며 그린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 장항이라는 도시에 대해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살펴본 바를 기자에게 들려줬다. 장항은 훌륭한 전시공간이 많은데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해 안타깝다는 것이었다. 또한 일제 때 자동차 문화가 아닌 도보 문화 속에서 설계된 도시여서 자전거를 활용하기에 아주 유리한 여건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생태원-장항읍 4차선 도로가 개통됐는데 자전거 도로가 없어 아쉽다”며 “지금이라도 자전거 도로를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생태원을 방문한 관람객이 자전거를 빌려타고 장항으로 와서 송림숲 등 장항을 둘러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은 의외로 자전거를 좋하한다는 것이다.
그는 장항의 역사와 아픔을 고스란히 삭여 작품으로 승화시킨 작가이다. 2017년 10월에 열린 제4회 장항 선셋페스타에서 그는 서천의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장항 리서치 전시 ‘굴뚝의 꿈’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김인규 작가는 제련소 굴뚝 주변에서 채집한 돌과 흙으로 굴뚝 모양을 도자기로 빚어 눈길을 끌었는데 “굴뚝에서 내뿜은 중금속 오염의 실태와 아픈 기억을 담았다”고 말했었다.
10월 22일 일단의 문화예술팀이 목포에 이어 서천을 방문하는데 그가 장항을 소개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