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꾸미는 “축제가 싫다”
주꾸미는 “축제가 싫다”
  • 윤승갑
  • 승인 2004.04.02 00:00
  • 호수 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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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수요폭발, 남획 등 어종고갈 우려
최근 각종 축제 등으로 주꾸미 수요급증과 맞물려 주꾸미 잡이를 위해 합법적인 연안복합어선은 물론 소형기저인망(일명 고대고리)까지 나서고 있어 심각한 남획은 물론 어종고갈까지 우려되고 있다.
서면수협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주꾸미 위판량은 1백8.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7t보다 4.05배가 늘어났다.
이는 외형상으로는 주꾸미 풍년으로 어업인들에게는 소득을 증대시키고 있지만 다른 면에서는 남획의 반증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본격적으로 주꾸미를 잡는 2월20일∼4월말까지에는 1일 1∼2t 가량 위판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주꾸미 공급량에도 수요가 폭발, 경매가격은 kg당 7∼8천원대에 달하고 일반업소의 판매가격은 1만∼1만4천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각 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주꾸미 축제를 열면서 일시적인 ‘수요폭발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현재 주꾸미는 어획량이 모자랄 정도이다.
실제로 주꾸미 주요생산지중 하나인 서천지역의 원조 동백꽃주꾸미축제(27일∼4월9일)를 시작으로 무창포를 비롯, 전북 군산시, 부안군 등 인근지역의 주꾸미축제가 난립하고 있는 실정.
이에 따라 이 기간동안 소요되는 주꾸미수요는 보통 하루의 위판량을 크게 넘어서고 있고 일부업소는 사재기를 통해 막대한 폭리를 취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 가격급등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경남과 전남지역 등의 외지어선인 소형기저인망들이 선단을 이뤄 불법적으로 군산과 서천 경계 서해바다의 주꾸미 잡이에 뛰어들어 연안어장의 황폐화 마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은 꽃게, 대하 등 갑각류의 고급어종이 최근 들어 서해 앞 바다에서 사라진 원인으로도 풀이되고 있어 이에 대한 어민들의 인식전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꾸미 성수에 만족하고 있는 지역 어업인들은 한편으로 “과거 다른 어종처럼 이 같은 남획이 수년동안 지속되면 국내산 주꾸미는 구경하기 어려운 시기가 도래할 수 있다”며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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