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많이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지면 사람뿐만 아니라 야생동물들도 힘겹게 겨울나기를 해야 한다. 겨울철에 월동을 위해 찾아오는 철새들에게는 더 더욱 힘겨운 겨울철이 되고 있다. 이렇게 추운 겨울철을 잘 넘길 수 있으려면 사람처럼 먹이를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 따라서 야생동물들이 먹이를 잘 찾아 먹고 잘 쉬고 있는지를 면밀히 조사를 해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장소에 인위적으로 먹이를 줘야 한다.
서천군은 겨울철새들이 월동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 중에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황새와 흑두루미, 그리고 기러기류, 일부 오리류들은 논경지(논습지)에서 낙곡(볍씨)을 먹는다. 그런데 눈이 많이 내리는 바람에 낙곡이 눈에 덮인 상태로 있어서 새들이 먹이를 찾아 먹기가 힘들다. 그래서 낙곡을 인위적으로 뿌려주는 먹이 주기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그리고 새들이 뿌려준 낙곡을 잘 먹는지를 확인해 보고 먹이가 별로 없으면 다시 뿌려주는 방식으로 여러 차례 먹이주기를 할 필요가 있다. 반복해서 먹이주기를 할 때는 가급적이면 지난번에 먹이를 주었던 같은 장소보다는 그 옆에다가 눈을 치운 다음 뿌려주면 더욱 좋다. 먹이를 먹는 장소를 약간 다르게 하면 새들이 같은 장소를 이용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인위적인 먹이주기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계속적으로 주변 지역에서 어떤 새들이 얼마나 머무르고 있는지를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가급적인 다른 지자체와의 협력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환경부 산하 연구기관이 총괄책임을 맡아 지역의 조사자들과 협력하여 지역마다 언제쯤 인위적인 먹이주기가 필요한지를 판단해 주면 좋겠다. 그리고 환경부가 적극 나서서 각 지자체에 먹이주기가 필요하다고 협조 공문을 보내고 직접 예산 지원은 물론 농림축산식품부, 문화재청과 긴밀하게 협력해 추가 지원방안을 찾기 바란다. 올해 벼 값이 예년에 비해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낙곡을 구입해 새들에게 먹이로 나누어 준다면 농가 소득향상에 도움이 되고 새들의 생존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일반인으로부터 먹이 구입비를 후원받거나 먹이를 기증받는 것도 좋겠다. 이와 같은 먹이주기는 결국 생물다양성을 증대시키고 기후위기를 저감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결국 우리 사람들의 생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새를 비롯해 야생동물은 사람과 함께 ‘하나뿐인 지구’에 함께 살아가야 할 소중한 존재들이다. 특히 철새도래지로 알려진 서천군이 적극적으로 나서면 좋을 것이다. 사람과 야생동물이 공존하고 상생해야 한다. 특히 야생동물이 생존의 위협에 처해 있을 때 야생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따뜻한 손길이다. 바로 먹이를 먹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야생동물에게 먹이주기를 하는 것이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