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는 2000년도에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인구전체의 7%였다. 2018년에는 인구 전체의 14.3%로 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였고, 2025년 인구전체의 20.8% 대의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이라 한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복지국가들의 초고령 진입 속도가 평균 40년 정도 걸렷는데 우리나라는 평균 20년 정도 걸렸다. 충격적인 현실이다. 그리고 최악의 저출산이란 한국사회구조와 자녀부양이란 고비용의 국가사회제도 등이 머지않은 소멸국가로 접어들고 있다는 무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사회 고령화 시대의 노인들의 실태는 곧 그들의 자식들이 같은 노인이 되어가고 있다는 현실이다. 서서히 진행되는 신체적, 정신적 노후화로 자신도 모르게 치매노인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가족들 간의 정신적, 경제적 부담은 가족과 사회를 파괴시키고 있고 현재와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사례를 들어볼까 한다.
3자녀를 잘 키워 놓은 공무원 부부 50대의 아내가 치매에 걸려 살아가는 모습이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게 서서히 기억력 감퇴와 시·공간과 사람을 몰라보며 생활을 해오다가 중증치매로 판명되어 남편은 집에서 아내를 보살피며 어느덧 70대 후반이 되어버려 남편 자신도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지경에도 대소변부터 식사, 빨래, 산책, 병원 동행 등 신체적, 정서적 활동을 수발하며 살아 왔다.
아내는 남편과 자식을 몰라보며 생활하지만 그래도 다행히 이쁜 치매로 살고 있다. 가족이 무언지 아무 것도 모르는 아내는 남편에게 웃어가며 농담도 하고, 남편은 울음 반, 웃음 반 억지로 눈물을 참으며 맞장구를 쳐준다. 남편이 울지 못하는 이유는 자기가 울면 아내도 따라서 울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다 문득 제정신이 돌아온 아내는 미안하다고 하면서 울먹인다고 한다.
어쩌다 자식들이 오면 내 자식인지도 모르며 그렇게 편하게 웃고 좋아한단다. 그러나 남편도 경증치매로 시작해 아내와 같이 요양시설로 입소했다. 아내와 같은 시설 안에서 살면서 매일 마다 과자를 주머니에 넣고 아내를 찾아가 주머니에 과자를 넣어주고 손잡고 복도를 걸으며 데이트를 즐긴단다. 남편이 입원한 지가 3년이 넘었는데 남편마저도 입원한 기간을 잊어먹어 입원한지가 한달 반이라고만 한다.
또 한 부부의 경우는 아내가 50대 치매로, 남편은 주차장 관리인으로 생활을 이어가면서 살고 있는데 집을 나올 때마다 대문을 잠그고 나온다. 퇴근을 해서 집에 가보면 온통 큰 변으로 도배를 해놓고 벽에다 그림을 그린 광경을 본 남편은 웃어가면서 묵묵히 목욕과 청소, 빨래, 밥을 해 먹이고 같이 놀아 주다 잠이 든다.
자식들 중 막내 딸은 살림형편이 좋지 않아 엄마 병 수발하는 아버지에게 도와달라 한다. 아버지는 웃으며 그간 모아 놓은 용돈을 딸에게 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를 데리고 정기검진 차 병원에 갔는데 의사의 검진결과 다른 병으로 살 날이 얼마 없다는 말을 들은 남편은 집으로 와 7남매 자식들을 불러모아 그저 치매와 죽음을 앞둔 아내에게 자식들을 마지막으로 보여준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내이자 엄마는 웃기만 한다. 자식들을 돌려보내며 형편이 어려운 막내 딸을 몰래 불러 세워 그 동안 모아두었던 통장과 도장을 쥐어준다. 아버지는 웃으며 손을 흔들어 준다.
이와 같이 치매와 고령은 남의 일이 아니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의 현실 아니 중년나이의 우리들의 현실이다.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게 기억력을 잃고 있다. 그리고 단어들이 생각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는 생각이 스쳐간다.
우리들의 부모들은 아니 노인들은 우리나라의 부흥에 엄청난 공헌을 한 세대들이다. 정치, 경제, 사회적 격동기를 겪으며 모든 희생을 감수하며 가정과 한국사회를 지켜온 분들이다.
독일은 노인 한 명당 300만원 이상의 복지비와 생활비를 지급한다고 한다. 노인들의 자식들은 정신적, 경제적 부담이 없다 보니 가족 간의 화목과 사회적으로 왕성한 생산적 활동 등을 통한 건강한 사회구조가 형성된다고 한다.
이제는 노인들의 고령화 시대의 각 종 질병과 치매 등의 노인성 질환의 돌봄은 가족이 아닌 사회 그리고 국가가 책임을 져야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