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로에 수난당하는 철새들
송전선로에 수난당하는 철새들
  • 주용기 시민기자
  • 승인 2023.02.27 14:42
  • 호수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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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회현면에서 죽은 재두루미 발견

(서천 연안갯벌과 금강, 만경강 하구에서 철새 조사 연구를 해오고 있는 주용기 시민기자가 보내온 글입니다.)

▲송전선로에 다리를 다친 재두루미가 야생동물 구조센터로 실려 가고 있다.
▲송전선로에 다리를 다친 재두루미가 야생동물 구조센터로 실려 가고 있다.

211일 오후35, 만경강 하류의 새만금 간척지 주변인 군산시 회현면의 농경지(논습지)를 다시 찾았다. 210일 오후627분에 다리가 굴절된 재두루미가 발견되었던 장소를 다시 찾아가 현장 상황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오동필 단장(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이 먹이주기를 위해 가마니를 짊어지고 송전선로 근처로 가고 있었다. 송전선로 건너편에는 흑두루미 19마리가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송전탑의 송전선로로터 불과 몇 백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농경지에서 먹이를 먹고 있었다. 잠시 후 남쪽에서 흑두루미 13마리가 날아와 합류하려고 했다. 모두 31마리가 되었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근처를 지나가자 일제히 날아올라 서쪽 방향으로 이동을 했다.

먹이를 담은 가마니를 오동필 단장과 함께 끌고 송전선로 밑으로 갔다. 먹이를 여러 곳에 흩어 뿌렸다. 먹이 구입비로 후원을 받은 금액이 아직 남아 있어서 앞으로 몇 번 더 먹이주기를 하겠다고 한다. 깃털 몇 개가 주변에 떨어져 있었다. 오동필 단장이 먼저 들어오는 길에 한쪽 날개가 부러진 쇠기러기가 콘크리트 수로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이 쇠기러기도 송전선로에 충돌해 부상을 당한 것으로 보였다. 오 단장이 말하기를 “2년 전 겨울에 이곳 송전선로 아래 농경지를 따라 이동하면서 기러기류 6마리가 죽어있는 것을 확인했었다고 말했다.

이 쇠기러기를 구조하기로 하고 수로 안에 갇혀 있던 쇠기러기를 양쪽에서 몰았다. 오른쪽 날개가 늘어져 있어서 날지를 못해 콘크리트 수로를 빠져 나가지 못했다. 오동필 단장이 직접 잡아서 박스 안에 집어넣었다. 곧 바로 전북대학교 야생동물구조치료센터의 수의사에게 연락을 했고 직접 인수인계를 하기 위해 도착하기까지 기다렸다.

잠시 후 승용차 두 대가 건너편 도로를 이동하다가 우리 근처에서 내렸고, 모두 세 분이었다. 이전에 오동필 단장이 만났던 분들이란다. 두 분은 군산에 사시면서 새 사진을 촬영을 자주 나오신단다. 한 분이 바로 이곳 금광리에서 거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 년 전부터 이곳에서 흑두루미 무리를 자주 봐왔다. 그런데 올 겨울에는 재두루미도 이곳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혹시 29일에 다리가 골절된 재두루미를 발견하셨냐고 물으니, “내가 최초 발견했다고 말했다. 반가웠다. 최초 발견자로부터 당시 상황을 직접 듣고 싶었는데 이렇게 만나다니 행운이었다. 이 분의 말에 따르면 오전930분경에 만경강 옆으로 새로 만든 도로에서 가드레일을 넘지 못한 상태로 있던 재두루미를 발견했다면서 이 재두루미를 잡은 후 한국조류보호협회 군산지회장에게 연락을 했고, 군산지회장이 야생동물치료센터에게 연락을 했다면서 재두루미를 차량을 이용해 회현면사무소까지 옮겼고 야생동물치료센터에서 나온 수의사에게 인수인계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에는 송전선로 바로 아래 농경지에 날개가 부러진 채 쓰러져 있던 재두루미를 쌍안경으로 확인을 했고, 다시 군산지회장에게 연락해서 현장에서 죽어 있던 재두루미를 직접 옮겨갔다고 말해주었다.

▲송전선로에 날개를 다친 쇠기러기
▲송전선로에 날개를 다친 쇠기러기

그래서 어제까지 확인했던 내용이 조금 달라졌다. 어제 오후에 센터의 다른 수의사가 알려줬던 주소지는 죽은 재두루미가 발견된 곳이었고, 다리가 굴절된 재두루미를 발견한 곳은 손전선로에서 남쪽으로 700미터 떨어진 곳이었다. 그 당시의 사진을 보여주었고, 곧바로 카톡으로 공유해주셨다.

죽은 재두루미는 송전선로에 날개가 충돌하는 바람에 날지를 못하는 바람에 바로 아래의 농경지에 떨어진 후 죽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리고 다리가 굴절된 재두루미는 다리만 굴절된 상태라서 날갯짓을 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어서 그런지 남쪽으로 700미터 떨어진 지점까지 날아간 것으로 보였다. 아무튼 이 재두루미도 송전선로에 충돌해 다리가 부러진 것으로 확증할 수 있겠다.

구조 신고를 하신 분에게 부상당한 재두루미가 센터로 옮겨진 후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알고 계시내고 물으니,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부상당한 새를 인수인계한 신고자에게 이후 상황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좋을 텐데 아쉽다. 그럼 누가 또 다시 구조 신고를 할지 의문이 들었다.

센터에서 부상당한 재두루미를 인수인계해 간지 단 하루 만에 안락사 처리를 했다고 말하자, 두 분이 놀라면서 아쉽다. 9일에 잡았을 때 다리만 부러졌을 뿐이지 생생했다. 그렇게 안락사를 시켰다니 이해할 수가 없다. 사진촬영을 하다 보면 한쪽 다리가 절단된 채로 살아가는 흑두루미를 보았다면서 사진을 보여주시면서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주셨다. “이제는 센터에 구조 신고를 하고 싶지 않다. 차라리 앞으로는 국립생태원에 연락을 하겠다고 말했다.

30분이 넘게 지나자 센터의 수의사가 인수인계를 받으러 현장에 도착했다. 구조 신고를 했던 분이 말하기를 “29일에 부상당한 재두루미를 신고했을 때 인수인수를 받았던 수의사다라고 말했다. 수의사가 도착하자마자 박스 안에 쇠기러기가 배설한 액체에 조류인플루엔자 진단용 키트를 대었다. 결과가 나오는데 20분이 걸린단다.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얘기를 나누었다. 수의사에게 재두루미 안락사에 대해 물으니, “본인은 현장을 다니면서 구조 신고한 야생동물을 받아서 센터로 가져가는 역할을 맡고 있다면서 안락사 처리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모른다고 답했다. 그리고 구조된 야생동물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센터 운영에 있어서 어떤 어려움이 있느냐고 물으니, “정보 공개에 대해서는 자신이 답하기 어렵고, 환경부와 전라북도가 예산을 나누어서 지원을 하는데 아무래도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아무튼 이곳 송전탑의 송전선로로 인해 많은 새들이 충돌해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확신하게 되었다. 군산시 회현면 금광리의 송전선로 일부 구간을 지하화 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이 같은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이곳 송전탑의 송전선로가 새들의 무덤이 될 것이 뻔하다. 그리고 긴급하게 지역 농민들과 새들이 공존할 수 있도록 군산시와 중앙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보호대책을 만들기 바란다.

<주용기 시민기자/전북대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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