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드러난 전시행정의 악취
사설 / 드러난 전시행정의 악취
  • 뉴스서천
  • 승인 2023.04.13 13:43
  • 호수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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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면 선도리 일원은 옛날 비인해수욕장이 있던 곳이었다. 썰물 때면 걸어갈 들어갈 수 있는 쌍도가 앞에 있는 풍광이 매우 아름다운 곳으로 지금도 여름이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2012년 대산항만청에서 186억원을 투입해 연안정비사업을 벌여 해안에 침식을 막는 석축을 쌓고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여러 가지 시설물을 해놓았다. 그 시설물들의 관리 업무를 서천군이 넘겨받은 지 10년이 지났다. 그 시설물들을 뉴스서천 취재팀이 돌아보았다.

철제로 된 비가림 시설은 녹이 슬어 흉물로 변해 있다. 가로등은 기반부터 녹이 슬어 전기가 새어나올 위험성이 있다. 방부목을 덧대 만든 데크는 걸레처럼 누더기가 된 채 방치되어 있다. 청동으로 만든 도요새 소조는 목이 부러져 나갔다. 갯벌체험마을 입구에 조성된 중앙친수공간 무대의 경우도 제때 보수하지 않으면서 군데군데 파손됐고 무대 앞 산책로 일부 구간은 방부목이 융기된 채 방치돼 있다. 지압 보도가 설치된 수돗대의 경우 4개의 수도꼭지가 사라져 무용지물로 방치돼 있고, 대리석 재질의 조형물이 파손된 채로 친수호안에 버려져 있다.

서천군의 치부가 그대로 드러난 채 외지 관광객들을 맞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을 불러온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애초에 대산항만청이 이같은 사업을 벌일 때 서천군은 보고만 있었던가. 염해에도 오래 견딜 수 있는 자재를 사용해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은 것인가. 왜 강력히 요구할 수 없었던 것인가. 중앙부처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재정자립도가 약한 지자체의 설움인가. 아니면 담당 공무원의 직무태만인가. 아니면 공무원의 인사이동이 너무 잦아 전문성이 없어서인가.

뉴스서천은 선도리 해안의 시설물 관리를 2018년에도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에 개선된 사항은 하나도 없음이 이번 조사 결과 밝혀졌다. 유지 관리 예산이 전혀 세워지지 않은 것이다.

서천군은 어느 지자체보다 관광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선도리와 같은 풍광이 아름다운 곳은 서해안에서도 많지 않다. 이러한 곳에 투자를 하는 것은 투자액 이상의 수입을 가져올 수 있다. 비록 4년 임기의 선출직 공무원인 군수이지만 먼 앞을 내다보고 행정을 펴야 할 것이다. 눈 앞의 이익만을 위한 행정은 얼마 안있어 이같은 악취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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