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포리·다사리 해안에서 환상적인 푸른 빛 발산
장포리·다사리 해안에서 환상적인 푸른 빛 발산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3.05.17 06:17
  • 호수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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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서천 취재팀, 서천갯벌 야광충(夜光蟲) 확인

▲16일 밤 장포리 포구 부근 다사리 해안의 야광충 불빛
▲16일 밤 장포리 포구 부근 다사리 해안의 야광충 불빛

지난 13일부터 서천갯벌을 뒤덮은 황톳빛 띠가 '야광충(夜光蟲 녹틸루카)'이라는 충남도수산연구소의 발표가 난 이튿날인 16일 밤 뉴스서천 취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비인면 장포리 할미섬 앞바다로 향했다.
녹틸루카는 외부로부터 강한 에너지(파도 등)를 받으면 낮에는 붉은색, 밤에는 푸른색으로 자체 발광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과연 밤에 푸른 빛을 내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이날 만조시각이 밤 12시48분이었다. 밤 10시 30분경 할미섬 근처에 도착하자 과연 푸른 빛이 여기저기에서 번득이기 시작했다. 파도가 부서지는 곳에서 2~3초간 밝은 빛을 내다가 차츰 사라졌다. 옆으로 긴 띠를 이루며 발광물질이 해안으로 밀려들었다.

10시 50분경 장포리 포구가 있는 비인면 다사리 북쪽 해안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더 많은 불빛을 볼 수 있었다. 육안으로 보면 파도가 치는 짙은 어둠 속의 수면에 온통 푸른 빛이 일렁이며 장관을 이루었지만 카메라에 잡힌 영상은 빛의 세기가 정점에 이른 2~3초, 3~4초간 뿐이어서 군데군데, 이따금 푸른 빛이 나타날 뿐이다. 특수 카메라가 있어야 완벽한 촬영이 가능할 것 같았다.

야광충은 벌레 충(蟲)자가 들어가지만 와편모조류에 속하는 단세포조류로 광합성을 할 수 없으며, 다른 플랑크톤을 먹으면서 살아간다. 식물 플랑크톤이 번성할 수 있는 전 세계의 얕은 해안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한국에서는 동해안을 제외한 서해와 남해에서 발견된다.

야광충은 물리적인 자극을 받으면 빛을 낸다. 이 때문에 항상 파도가 치고 있는 해안에 야광충이 번성한 경우 밤에 환상적인 광경을 만들어낸다. 사람이 첨벙거리거나 돌을 던져도 당연히 빛이 난다. 야광충이 만들어내는 바다의 빛은 매우 아름답고 신비하지만, 그에 비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서천갯벌에 나타난 야광충은 사체가 아닌 살아있는 생물체로 다른 플랭크톤이 이들의 먹이이며 어장에 피해를 주지는 않지만 생존 여건이 달라져 일시에 사멸하면 적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들이 언제까지 서천갯벌에 살아있을지도 미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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