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우영의 고전산책
■ 송우영의 고전산책
  • 송우영/서천서당 훈장
  • 승인 2024.04.18 09:31
  • 호수 11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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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님이 가르쳐주는 역성혁명론
송우영
송우영

나라 마지막 임금은 걸왕桀王으로 그에게도 사랑하는 여인이 있는바 유시씨有施氏 문중의 여식 말희末喜가 그다. 걸왕桀王은 말희末喜를 위해 못 할 짓도 없고 안 할 짓도 없었으니 오로지 그녀만을 위해 나라의 재물을 사용했고 그것이 모자라자 백성의 재물을 빼앗기에 이른다. 그가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먹은 것은 고기요, 육포를 널어놓은 장대가 숲을 이뤘다고 말한다.

이와 비슷한 인물이 또 있으니 은나라 마지막 임금으로 주왕이 그다. 왕은 외모도 훤칠했으며 말을 잘했고 동작은 민첩한데다가 능하기까지 하였으며 맨주먹으로 맹수를 때려죽이는 괴력이 있었고 달려가 나는 새를 잡아 올 정도로 신속했으며 지혜는 모든 자 위에 있었으며 신하가 아무리 간언해도 능히 변설로 그 간언들을 물리치는 언변 또한 탁월했다. 이 지경에 이르니 그 누구 그를 제지할 방법이 없었다.

그는 날로 오만했으며 안하무인격眼下無人格의 괴물이 되어갔다. 그에게도 사랑하는 여인이 있는바 상나라 유소有蘇의 딸 달기妲己가 그다. 왕은 그녀를 매우 사랑하여 그녀를 위해 안 할 짓도 못 할 짓도 없었다. 그녀를 위한 누대를 짓기 위해 백성으로부터 무거운 세금을 거둬들이기에 이른다. 또 낮 밤을 가릴 것 없이 술과 고기로 흥청망청 살기를 술로 연못을 만들고 고기를 숲처럼 걸어 놓으며 남녀를 발가벗긴 채 뛰어놀게 하며 그런 모습에 낄낄거리며 살았다.

이에 백성들과 신하들이 들고 일어나니 그들을 모조리 잡아다가 구리 기둥을 가로로 눕혀 다리를 만들고는 그 아래 불을 때서 구리 기둥 다리를 벌겋게 달구어 바른 소리 하고 반대하며 시위한 신하와 백성들을 잡아다가 그 위에 걸어가게 하여 모두 태워죽였다. 이것이 유명한 포락지형炮烙之刑의 벌이다.

한번은 숙부 비간比干이 사흘 동안 쉬지 않고 간하니 화가 머리끝까지 난 주왕紂王은 말하기를 내 일찍이 성인의 심장에는 일곱 개의 구멍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말이 사실인지 확인해 보겠다.” 라며 숙부 비간을 죽여 심장을 꺼내어 구멍이 몇 개인지를 세어보았다 한다.

이렇게 포악한 짓을 일삼으니 제후국 주나라의 무왕武王 이 혁명을 일으켜 폭군 주왕紂王를 치니 주왕紂王은 목야牧野라는 곳까지 밀려와 달기를 위해 지어준 누대 안에서 타죽는다. 이렇게 해서 은나라는 망했다.

이를 두고 맹자 양혜왕 하2-8문장은 이렇게 기록한다.

제나라 선왕이 물었다<제선왕문왈齊宣王問曰> 탕임금이 걸왕을 몰아내고<탕방걸湯放桀> 무왕이 주왕을 토벌했다는데<무왕벌주武王伐紂> 그런 일이 있습니까?<유저有諸> 맹자님 말씀에<맹자대왈孟子對曰> 전하는 말에는 있긴 하지<.어전유지於傳有之> 제선왕이 말한다,<> 신하가 임금을 시해하는 것이<신시기군臣弑其君> 될법한 일입니까?<가호可乎> 맹자님 말씀에,<> 인을 해치는 자를<적인자賊仁者> 적이라 하며<위지적謂之賊> 의를 해치는 자를<적의자賊義者> 잔이라 하는 바<위지잔謂之殘> 잔적한 자를<잔적지인殘賊之人> 필부라 하는데<위지일부謂之一夫> 필부인 주를 죽였다는 말은 들었으나<문주일부주의聞誅一夫紂矣> 군주를 시해하였다는 말은 듣지 못했노라.<미문시군야未聞弑君也>”

맹자는 총 14261장 또는 260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장을 일러 역성혁명장이라고도 한다. 건안사람 왕면은 말한다.<왕면왈王勉曰>

이 말은<사언야斯言也> 오직 아래 있는 자가<유재하자惟在下者> 탕임금과 무왕처럼 인이 있어<유탕무지인有湯武之仁> 위에 있는 자가<이재상자유걸주지포而在上者> 걸왕과 주왕과 같이 포악하다면<有桀紂之暴> 혁명하는 것이 가하지만<즉가則可> 그게 아니라면<불연不然> 찬탈과 시해의 죄를 면하기 어렵다.<시미면어찬시지죄야是未免於簒弑之罪也>”

쉽게 말해서 임금이 포악하다면 백성은 혁명을 해서라도 임금을 갈아치워야 한다는 말이다. 맹자이루장구상 7-9문장은 말한다. “맹자님 말씀에<맹자왈孟子曰> 걸왕과 주왕이 천하를 잃음은<걸주지실천하야桀紂之失天下也> 그 백성을 잃은 것이며<실기민야失其民也> 그 백성을 잃었다는 것은<실기민자失其民者> 그 백성의 마음을 잃었다는 말이다<실기심야失其心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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