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들 “고성능 양수기 상시탑재, 화재 진화 나서야”
수심이 낮은 연안에서 선박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정이 도착 전까지 현장에서 초기진화에 나서는 연안구조정의 화재 진화 장비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해경이 해양파출소와 출장소 등에 배치해 운영하는 바다 위의 순찰 선박으로 항만순찰, 연안 순찰, 긴급해상출동, 긴급 구조 활동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연안구조정은 경비정 등의 접근이 어려운 저수심 해역에서 발생한 선박 전복이나 침수 사고 등에 대응이 가능하고 화재 발생 시 초기진화 역할도 한다.
실제 보령해경 장항항 파출소 소속 연안구조정은 17일 오후 2시23분 장항읍 ㈜ 풍농 앞바다서 발생한 7.93톤급 실뱀장어 바지선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민간구조대와 함께 현장에 출동해 초기진화에 나섰다.
이날 연안구조정과 어민들로 구성된 민간구조대가 불이 난 선박 진화에 안간힘을 썼지만 해당 선박은 불이 난 지 1시간여만인 오후 3시35분께 전소와 함께 바다에 가라앉는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보령해경에 따르면 불이 났을 당시 선박에는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연안구조정이 보유한 소화 장비로는 불이 난 선박화재 진화가 불가능하다는 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실제 선외기를 이용해 보령해경과 함께 화재현장에서 진화작업에 나섰던 A아무개 대원은 “현재 연안구조정이 보유 중인 낮은 성능의 양수기 등으로는 불이 난 선박 진화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장비보강 없는 연안구조정의 화재현장 출동은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보령해경이 화재현장에서 연안구조정이 민간구조대와 함께 진화하는 모습을 드론으로 촬영해 언론사에 제공한 사진에서 보면 연안구조정의 소화 장비가 민간구조대의 소화 장비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 확연했다.
계속해서 민간구조대원 A씨는 “불이 난 선박의 화재 진화를 위해 출동한 연안구조정이 소화 장비에 기름이 없어 불이 난 배 소유주에게 기름을 빌려 사용했다면 말 다 한 것 아니냐”고 “이번 화재 출동 및 진화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신뢰받는 해경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령해경 홍보실 관계자는 “화재현장에서 진화용으로 사용한 배수펌프는 소방정이나 경비정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초기진화용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주로 침수 또는 전복 선박에 구조대원들이 직접 들고 진입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해당 부서로 하여금 화재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향후 화재 발생 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령해경은 선주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