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몰 전후 풍경화로 본 보령호 ‘시간여행’
수몰 전후 풍경화로 본 보령호 ‘시간여행’
  • 허정균 기자
  • 승인 2024.06.12 11:26
  • 호수 11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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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창작공간에서 전시회 여는 김인규 작가
▲1997년 수몰 직전의 미산면을 그린 작품
▲1997년 수몰 직전의 미산면을 그린 작품
▲2024년 4월 보령호를 그린 작품
▲2024년 4월 보령호를 그린 작품

김인규 작가 초대전이 서천군문화예술창작공간(미곡창고)에서 8일부터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보령시 미산면에 있는 보령호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8일 전시장에서 김인규 작가를 만나 그림에 담긴 사연을 들었다.
“90년대 후반, 한 동안 사실주의 풍경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풍경은 그 자체로 이상향을 내포하는 측면이 있는데 사람들이 풍경화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떠한 이상화를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느낌과 조건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 오래 하지는 못했는데, 그나마 2009년 작업실 화재로 거의 불에 타버렸습니다.”

그런데 그의 절친인 허영씨가 소장해준 덕분에 2점의 풍경이 화재를 면했다 한다. 그 중 한 점이 보령댐 건설로 수몰되기 직전, 마을이 다 철거된 모습을 그린 1997년의 풍경이었다.

작년 산 넘어 남촌에는(나무화랑)’전을 찾은 허영씨는 산 넘어 남촌에는그림을 보며 그 그림 이야기를 했습니다. 서로 대비되어 같이 나란히 걸면 좋겠다고... 저도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있던 그림이었는데 허영씨는 그렇게 전시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을 했고 그렇게 전시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최근의 보령댐 그림이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금년 봄 벚꽃이 만발하던 계절에 보령호를 찾아 화폭에 담았습니다.”

▲김인규 작가
▲김인규 작가

1997년 수몰되기 직전의 그림을 보면 웅천천을 따라 아스팔트길이 이어지고 있고 주변의 가옥들은 철거돼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산 중턱을 따라 새로 난 도로가 등고선처럼 이어가고 있고 골짜기 안은 텅 비어있다.

지난 봄 김인규 작가는 27년 전 그림을 그렸던 그 지점을 찾아 현재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사람들에게 세월의 격차를 맛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다만 지금은 주요 관광지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이나 가급적 이상적으로 그려주고 싶었지만 시퍼런 물로 수몰을 나타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보령호는 충남 보령시 미산면의 중심부를 수몰시키며 건설되었다. 수몰된 토지는 644이고, 497가구 1985명의 사람들이 떠나야만 했다고 한다. 그는 수몰되기 전의 미산면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고향이기도 했기에 자주 갔던 곳이었다 한다.

정말 아름다운 마을이었습니다.”

전시는 그 외에도 그동안 그려왔던 서천의 풍경 몇 점을 더 포함하고 있다. 소박한 풍경전이다. 전시는 727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보령호를 그린 이 두 그림은 오는 10월 보령시문화예술회관에서 주최하는 보령시 풍경전에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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