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림갯벌에 부는 ‘어싱 열풍’ 생태계에 어떤 영향 미치나
송림갯벌에 부는 ‘어싱 열풍’ 생태계에 어떤 영향 미치나
  • 홍성민 시민기자
  • 승인 2024.06.28 10:23
  • 호수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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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생물 서식처 벗어난 곳에 어싱길 만들어야
▲송림갯벌에서 어싱중인 사람들(6월23일 촬영)
▲송림갯벌에서 어싱중인 사람들(6월23일 촬영)

어싱 열풍이 부는 송림갯벌

근 장항 송림갯벌에 어싱(Earthing 맨발걷기) 열풍이 불고 있다. 군산에 거주하는 여성분이 약 3개월 동안 꾸준히 맨발 걷기 운동을 했더니 암세포가 사라졌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송림갯벌은 소위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어싱(Earthing)이란 지구 또는 땅을 뜻하는 Earth~ing 붙여서 만들어진 합성어이다. 즉 사람이 땅과 직접 접촉하는 것을 말한다. 어싱은 주로 맨발로 땅을 밟거나 땅과 접촉하는 행위를 통해 이루어진다.

태초의 인류는 자연속을 맨발로 걸으며 자연에너지와 교감하며 훼손하지 않고 공존하며 함께 생활했다. 이는 현재 어싱의 개념과 이어진다.

어싱의 가장 간단한 방법은 맨발로 걷는 것이다. 잔디, , 모래 등 자연 표면 위를 맨발로 걷는 것은 자연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심신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의 수치를 낮춤으로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어싱은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맨발로 땅을 밟는 것은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하여 더 깊고 편안한 수면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자연과의 연결을 통해 건강을 증진시키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어싱은 현대의 웰빙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송림갯벌 환경에 끼치는 영향은?

갯벌은 바라보는 관점에서 육지에서 보면 육지와 바다의 경계에서 육지인 듯하고 배를 타고 바다에서 보면 바다인 듯 드넓게 펼쳐져 있다. 흔히 갯벌에 들어가서 생물을 채취하는데 아무런 제지가 없으며 이에 대한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갯벌에 맨발로 들어가 걸으며 발등까지 빠지는 부드러운 갯벌의 촉감을 느끼면서 트레킹을 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하지만 그 안에서는 수많은 생명들이 밤낮없이 생존하기 위해 이동하며 치열한 삶을 살고 있다. 갯벌은 무수히 많은 생명이 펼쳐가는 삶의 터전이자 자연의 보물창고이다. 본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하는 행동이 갯벌에서 살고 있는 생물에게는 매우 위협 요인이라는 사실을 걷는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다. 바로 이 심각성을 모르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송림 갯벌은 20217월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가 된 서천갯벌의 일원이다. 이처럼 갯벌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알리는 교육과 홍보가 매우 필요하다. 우선 송림갯벌이 세계자연유산지라는 것을 알도록 해야 한다. 모르면 보호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로 인해 과연 갯벌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눈앞에 넓게 펼쳐진 갯벌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아무것도 살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갯벌 1(제곱미터) 공간을 작은 지구라고 부른다. 그 만큼 그 안에 수도 없이 많은 생물들이 공존하는 생태공간이다.

갯벌 표면은 유생시기(태어나거나 부화한 후 성체가 되기 전까지의 발생 단계. 유충, 애벌레라고도 함)동안 물에 떠다니는 생활을 마치고 마침내 갯벌 표면에 안착한 생물들이 처음으로 거주하는 곳이다. 갯벌에서 서식하기 시작한 생물들은 비로소 갯벌생물로 자리 잡고 그 역할을 해나가기 시작한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갯벌생물은 아주 작은 크기로 자기를 보호할 만한 신체적 구조가 완성되기 전이기 때문에 아무런 보호 장치가 없다. 몸이 무척 연약하고 쉽게 부서질 정도 약하다. 특히 조개류나 갑각류처럼 보호막을 만들어서 생활하는 생물들은 아직 미성숙 단계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걸으면서 갯벌을 밟는 압력은 생물들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재앙이다. 갯지렁이와 칠게 등은 갯벌에 서식 굴을 만들어 산소와 영양분을 교환하는 생물교란(퇴적물의 표층수에는 뒤죽박죽이 되고 마는 과정)의 역할을 하고 있다. 생물교란은 유기물이 퇴적물 속으로 전달되어 퇴적물 속에 서식하는 중ㆍ소형 저서동물의 먹이가 된다. 즉 이들의 서식굴이 훼손되어 서식처가 사라지게 된다.

수많은 미생물이 살아가는 갯벌

우리가 발로 밟아 누르는 갯벌층은 저서생물이 살아가기에 최적 조건을 갖춘 산화층이다. 이층은 갯벌표면과 같은 갈색을 띠며 이 공간이 넓을수록 생물다양성이 풍부해진다. 이 산화층이 사라지면 생물의 생활공간이 사라지게 된다. 그러면 산화층이 환원층으로 변환되어 검은색 갯벌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검은색 갯벌은 더 이상이 생물이 살아가기 어려운 죽어가는 갯벌이 되는 것이다.

어른, 아이들이 밟고 지나간 자리를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간 자리를 또 밟으면서 훼손은 가속화되어 회복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할 수 있다. 우리가 들어가서 밟는 발자국 하나만으로도 갯벌표면과 그 안에 살아가는 생물은 상처 입는 것 정도가 아니라 거의 전멸한다고 볼 수 있다.

요즘 화두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탄소중립이다. 갯벌은 우리나라에서 탄소중립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블루카본이다. 이런 능력은 갯벌 자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갯벌에 살고 있는 규조류(식물플랑크톤), 동물플랑크톤(요각류) 그리고 저서생물(해저에 서식하는 생물)이 완벽한 생태계를 형성하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물들이 사라지고 방치하면 썩은 갯벌로 변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악취가 진동하는 갯벌에는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찾지 않을 것이다. 또한 생물도 사라져 죽음의 갯벌이 될 것이다.

우리가 힘들고 어렵게 등재시킨 세계자연유산지 송림갯벌이다. 세계자연유산지의 품격 유지를 위해 적극적인 관계자들의 개입이 필요한 시기이다. 즉 선제적으로 송림갯벌을 찾는 어싱 인구들을 유치하기 위한 어싱 전문 길을 만드는 것이다. 무분별하게 갯벌을 맨발로 걷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저서생물의 서식처를 벗어난 곳에 어싱길을 만들자는 것이다. 또한 코리아둘레길은 동남해안과 DMZ 접경 지역 등 우리나라 외곽을 연결해 구축될 4,500km의 초장거리 걷기 여행길이다. 앞으로 코리아 둘레길의 한축으로 서천갯벌을 연계해서 저서생물도 보호하고 어싱 인구도 유치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찾을 때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ㅣ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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