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윤석열 대통령은 전북 정읍에서 개최된 민생토론회에서 “과거엔 새만금 용지가 부족하다는 말이 나왔냐”고 반문하면서 “새만금에 용지가 부족하다니 반갑다”고 말하면서 “新서해안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는 새만금간척지 내부개발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1991년 12월에 착공 이후 34년이 지났음에도 새만금사업은 아직도 난항을 거듭하며 방조제 안은 썩어가고 방조제 밖의 어장은 황폐화됐다.
방조제란 간석지를 육지화 즉, 간척하기 위한 시설이다. 간석지란 밀물 때는 바다, 썰물 때는 육지로 노출되는 곳이다. 그런데 새만금방조제는 세계 최장을 도출하기 위해 심해에 방조제를 축조함으로써 밀물 때나 썰물 때나 항상 바다로 남아있다. 이는 새만금호 내의 물의 흐름을 정체시켜 치료할 수 없는 부패를 낳고 있다. 고인물은 썩기 마련이다.
또한 새만금개발청이 추진하고 있는 매립을 통한 산업용지 조성은 매립토 조달이 불가능해 달성할 수 없다는 지적이 사업 초기부터 있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새만금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지난 3월 사장이 바뀐 새만금개발공사는 순차적 매립에서 일괄매립으로 추진해 본래 계획된 용지 조성사업을 2040년까지 완결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에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었다.
이러한 계획이 그대로 추진된다면 서천갯벌이 위험하다. 서천갯벌 대부분이 매립토 조달 후보지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천혜의 하구역 갯벌인 서천갯벌은 새만금방조제 완공 이후 직격탄을 맞았다. 조류의 흐름이 약해지고 진펄이 쌓여 어족자원이 고갈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나마 어느 정도 안정을 이루며 2021년에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갑작스런 준설이 이루어진다면 서천의 갯벌 생태계는 완전 파괴되어 수산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에 군산의 한 시민단체에서 성명을 발표하며 유부도 해역 토취장 반대에 나섰다. “새만금개발청은 국내 4대갯벌 중 하나로서 람사르 보호습지이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충남 유부도 해역을 새만금 토취장으로 지정하는 몰상식한 행정을 자행하고 있다”며 “토취장 개발 예정지인 유부도 해역은 군산항 북단에 인접한 지역으로 새만금사업지 인근에 있으나, 각종 희귀 철새들의 도래지 및 다양한 어패류들의 서식지로서 현재 람사르 습지보호지역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국민의 정신적 쉼터”라고 주장했다.
서천군에서도 새만금개발청의 사업강행을 면밀히 검토하여 대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