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수질 악화에도 전남도 대책없이 방치
강경과 닮은꼴 영산포 하굿둑 막히며 쇠락의 길
1991년 하굿둑으로 막힌 이래 하굿둑 상류 지역에서는 안정적으로 벼농사를 지을 수 있고 공업용수를 제공해왔지만 갈수록 수질이 악화되고 있어 이 상태가 지속되면 농업용수로도 사용이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뉴스서천에서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독자적으로 금강호의 수질 조사를 진행하고 영산강과 낙동강의 사례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파악해 금강하굿둑 해수유통에 따른 문제점을 다각도로 살펴보고자 합니다.<편집자>
갈수록 악화되는 수질
영산강하굿둑은 영산강을 가로질러 전라남도 목포시 옥암동과 영암군 삼호읍을 연결하는 길이 4350m, 최대 높이 20m의 제방으로 배후 호수인 영산호의 저수량은 2억 5000만 톤이다. 1978년에 착공, 1981년에 완공되었다.
영산강하굿둑이 완공되며 더 이상 하천이 범람하지 않고 농토를 확대할 수 있었으며 목포시와 영암군이 도로로 연결돼 교통이 편리해졌다. 그러나 영산강의 수질은 차츰 악화돼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또한 강의 폭이 줄어들고 하구에 펼쳐져 있던 갯벌이 감소했다.
영산강하굿둑이 생기자 목포 시민들은 “이제 물만은 풍족하게 쓸 수 있게 되었다”며 기뻐했다. 그런데 하필 취수원 바로 위인 영산호 근처에서 1일 2천700t의 폐수를 배출하는 주정공장을 세우려 하자 이를 반대하는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1983년 ‘영산호환경보존회’가 창립되었고
마침내 이를 물리치는 데 성공했다. 예상 기업이 들어서기도 전에 주민 운동을 통해 국내 최초로 승리를 이끈 성공사례였다.
그러나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광주천 등 지천의 생활하수와 유역에 산재한 공장의 폐수, 농지에서 유입되는 비료·농약 등이 더 큰 오염 요인으로 작용하며 영산호의 수질은 갈수록 악화되기 시작했다.
2007년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전남발전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영산호 수질 개선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영산호의 수질은 환경부의 측정결과 오염도가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지점이 4급수에서 5급수로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환경부 수질측정망 측정 결과, COD가 3급수인 3.1ppm-6.7ppm로 조사됐지만 용역결과는 영산호 상류 지역 일부 구간의 COD는 농업용수 수질 기준인 4급수인 8ppm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주민들의 위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대장균군은 호소 수질기준인 5000군수/100㎖를 4배 이상 초과한 최대 2만4200군수/100㎖까지 측정돼 물에 피부를 접촉할 경우 설사나 장염을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이었다.
용역 연구를 맡은 전남발전연구원은 이 같은 수질 오염 개선을 위해 그 동안 영산호 퇴적물 준설 타당성에 대한 연구 결과, 모두 1조 700억여원이 필요하다며 부분적인 해수유통을 통해 수질을 개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용 못하고 있는 저층수 배수시설
뉴스서천 취재팀이 지난 30일 목포역 인근에 있는 목포환경운동연합을 찾았다. 임경숙 사무국장은 “영산강 하류 수역은 천혜의 어장이었다”며 “하굿둑 막히며 주민들은 자녀들 학비를 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굴 장어가 많이 잡혔습니다. 굴도 크기가 엄청나게 큰 굴이었습니다. 숭어 알로 담근 어란젓은 어민들에게 고소득을 안겨주었습니다.”
4대강사업의 일환으로 2011년 배수갑문을 2배로 늘렸다. 갑문 4개에서 8개가 된 것이다. 와함께 바닥에 쌓인 오니층을 내보낼 수 있는 저층수 배제시설도 함께 갖추었다.
“저층수 배제시설을 갖추었지만 어민들의 반대로 가동을 못하고 있습니다.”
하굿둑이 생긴 이래 그런대로 생태계가 안정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없이 호수 바닥의 오니층을 내보내면 현 어장의 오염을 불러와 생계가 막연해질 것이다.
목포환경운동연합은 영산호의 수질을 모니터링해오고 있다.
“2022년도 영암군 등지에서 생산된 쌀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습니다. 그러나 농민들의 반대로 발표를 못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발표를 못하고 있다는 말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금강호 물을 이용해 농사를 짓고 있는 서천군이고 보면 결코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금강하굿둑은 영산강하굿둑 10년 후에 생겼다.
영산강 상류에 4개의 댐 외에 4대강 사업으로 보 2개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정부는 기후대응댐이라며 1개를 더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영산호 수질을 더욱 악화시키는 일이라며 목포 주민들은 ‘영산강살리기범시민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전남도는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고 임 사무국장이 전했다.
영산포, 하굿둑 막히며 쇠락의 길
영산강은 전남 담양군 추월산 자락인 용소에서 발원하여 광주광역시와 나주시 등지를 지나 목포에서 서해로 흘러드는 강으로 길이는 136km이고 유역 면적은 3371㎢이다.
영산강은 금강처럼 조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 강으로 영산포는 금강의 강경과 닮은 꼴이다. 예로부터 뱃길이 발달하여 전라남도 서남부와 다도해 섬과의 수운에 이용되었다. 고려시대부터 영산포에 조창이 설치되었으며 영산포는 바다의 수산물과 육지의 농산물의 교역이 이루어지던 곳으로 번성을 누렸다.
1972년부터 시작된 영산강유역 종합개발 제1단계 사업으로 상류에 4개의 댐이 축조되면서 영산강은 유량이 줄어들어 수로 여건이 불리해졌다. 따라서 영산포에 선박이 들어오는 데 어려움이 많아 점차로 운항을 중단하다 1978년에 시작된 하굿둑 축조로 인해 조수마저 차단됨으로써 수위가 극도로 낮아져 선박운항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영산포 선창가는 얕은 여울로 변해 수운 기능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이로 인해 영산포와 나주시는 쇠락을 거듭하며 옛 영화를 잃고 말았다. 다만 홍어를 삭혀 내놓는 요리가 옛 명성을 이어가며 관광객들을 부르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