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말 기준 전국 농용·배수로의 총 길이 18만9831km 중 농어촌공사 소관은 10만764km이며 지자체 소관은 8만9067km이다. 이렇듯 관리주체가 다르다보니 행정구역과 농어촌공사 관리가 다른 지역에서는 날마다 찬밥 신세이며 관리소홀로 인한 피해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농림축산부에 따르면 8월~10월에 내린 집중호우로 전국농작물 1만756ha가 침수되고 농경지가 139.8ha가 유실되고 매몰됐다고 한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으로 집중호우 및 장마의 시작은 6월 초·중순부터 시작된다.
농축산부의 피해통계에 비해 실제적인 피해는 해마다 몇 배 이상 증가함에도 아무런 대책없이 응급수해복구로 땜질하고 끝난다. 상습적이고 고질적인 원인이 있음에도 농민, 관련기관, 언론 등 역시 문제점을 알면서도 답답한 농민들에게 사탕 하나 물려주는 격의 행정만 일삼고 있다.
필자는 보령시 주산면에 인접한 비인면 남당리와 구복리, 서면 일부지역 등을 사례로 설명하고자 한다.
이 지역은 보령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주산면 신구 저수지 물을 쓰는 지역으로 서천군 행정구역이다. 보령농어촌공사의 관할인 농수로와 농업용수 등의 관리소관이 다른 지역으로 농민들의 애환이 가장 많은 곳이다. 이러한 지역들이 대한민국에는 참으로 많을 것이다.
해마다 똑같은 원인으로 비만 오면 상습적인 농경지 침수, 유실, 매몰 등의 피해가 증가하고 있고, 이에 대한 응급복구만이 이뤄질 뿐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해도 해당기관에서는 예산타령만 일삼고 있다. 이 같은 민원을 제기해도 예산수립 등 절차상 문제 때문에 차일피일 미뤄진 사업계획으로 올해도 작년의 두 배가 넘는 상습적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보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원인 해결을 위한 대책이 중요하다.
해마다 피해가 늘어나는 이유가 농수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농어촌공사와 지자체의 농수로 관리 90%이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돈과 인력의 문제도 있다. 1개소의 농어촌공사 지소와 몇 명의 직원이 관할하는 구역은 너무 넒다. 그러니 효울적인 유지.와 보수 관리가 불가한 실정이다.
그리고 공사 시공 당시 관련 기관과의 협력 시공이 불통이다 보니 각자의 취지대로 시공하고 나면 큰일을 한 것처럼 끝난다. 그리고 농수로를 시공하면서 농수로 둑을 조성했다. 둑 안에는 공사시 발생한 폐석과 이물질이 묻혀 있어 해마다 농수로 유관의 틈새 누수와 빗물로 인해 둑이 무너지고 있어 농민들의 논 관리가 어려운 지경이다.
그리고 기후변화에 따른 지속가능한 미래설계가 반영되지 않는 단편적인 행정과 농경지 침수와 유실, 매몰 원인이 농수로에만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어촌공사에서 농수로 시공 당시는 농업용수만 감당할 수 있는 용량의 농수로를 시공했다. 농수로 개념상 시공 취지는 틀리지 않는다. 그러나 자연재해 등 호우, 태풍, 게릴라성 폭우 등을 대비한 농수로 용량과 규모 그리고 배수 기능 시스템과 측구, 도로 등에서 유입되는 폭우의 양들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해당 기관과의 소통 부재와 협력 시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농어촌공사는 소속되어 있는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핑계로 농수로 유지관리와 보수공사 등 예산투자를 꺼리고 있다.
현재의 시스템은 행정구역이 달라도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 농용수와 농수로(용수로와 배수로)와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소류지 등 농용수와 농수로가 분리되어 있다.
이에 따른 문제점은 해마다 증가하고 특히 농수로 관리부실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는 증가하지만, 마땅히 민원 제기할 만한 관계기관이 있으면서도 없는 실정이다.
민원 해결이 어려운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