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여고 직권휴직사태를 겪으며
정의여고 직권휴직사태를 겪으며
  • 뉴스서천
  • 승인 2002.05.02 00:00
  • 호수 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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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3월 1일자로 정의여고 교사 12명이 송죽학원 이사장으로부터 직권휴직을 당한지 두 달이 되어간다. 표면상 과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매우 불합리하고 부절적한 조치임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교육계에 다시는 있어서는 안될 직권휴직이라는 미증유의 사태에 대해 이는 교권의 침해와 탄압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의여고의 교사들은 사학재단의 횡포에 맞서 싸웠으며, 그 동안 직위해제와 파면 그리고 정직 3개월 등의 무수한 징계와 법적 조치를 당하면서도 학교에 복귀한 이후에는 학생 지도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 왔다. 그럼에도 다시 사학재단은 직권휴직이라는 철퇴를 휘둘렀고 이에 교사들은 분개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임을 통탄하고 있다. 송죽학원 재단이사장은 휴직된 교사 12명의 학교 복귀는 불가하다고 천명하고 있으며 실제로 12명 교사들이 정의여고에 복귀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됐다.
사립학교의 과원에 대한 문제는 정의여고에만 국한된 문제도 아니고, 또한 과원교사에 대한 해결 방법과 기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의여고의 재단에서는 과원과목 선정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어떠한 과정도 없이, 그것도 학생들의 수업권까지 무시하며 비정상적인 조치를 취했다.
예전에 교사들이 재단의 비리에 대항했었고 2년 전 부당한 인사 조치를 받아 이를 항의하는 과정에서 해직을 당하고, 근래에는 전대미문의 직권휴직을 당하는 사태에 이르고 말았다. 교사들이 왜 이런 불이익을 당하면서까지 재단에 대항하는 것인가? 그것은 스스로 교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부조리한 일이 횡행하는 것을 보고 입을 다물고 나만의 안위만을 챙기고 타 교사들과 학생들이 어떤 불이익을 당하던 수수방관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학교의 일부 교사들은 그냥 넘어가지 않고 정의를 행하기 위해 나섰다. 그로 인해 갖은 압박과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집안의 가장이고 어머니고 선생인 그들은 생계를 잃고 제자들을 잃었다.
충남교육청에서는 그동안 무엇을 했나? 물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으나 그 수준이 기대에는 못 미쳤다. 교사들이 불의에 항복하여 그저 순순히 따르기를 바라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교사들이 교단에서 떳떳하게, 정의롭게 신념을 갖고 생활할 수 있도록 교육청에서는 교사들의 신분적인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육감을 비롯한 담당자들은 휴직 교사들을 교육 동지로 생각을 한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사태를 해결하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새학기 들어서 벌써 두 달이 지났다. 직권휴직을 당하여 교단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생계를 위한 보수가 끊긴 정의의 교사들에게 다시 교단을 찾아주고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충남교육청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여야 될 것이다.
김지태/ 정의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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