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기 의약 칼럼
유당불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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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당불내증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4.10.29 00:00
  • 호수 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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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상담을 하다보면 아기의 설사가 오래간다고 걱정스럽게 물어오는 엄마를 자주 만난다. 바이러스성 장염에 걸려 열흘이나 소아과를 다니며 열심히 약을 먹였는데 아기가 계속 묽은 변을 본다고 엄마는 근심스런 표정으로 소아과를 찾는다.

아기 엉덩이는 새빨갛게 짓물러 보기에도 안타깝다. 그 동안 별말이 없던 엄마도 이쯤 되면 의사에게 항의 수준의 하소연을 하게 마련이다. 왜 이렇게 설사가 멎지 않나요.

“이차성 유당불내증이라고 하는 상태인데 설사가 며칠 더 갈 것 같습니다” 속시원한 대답을 기대했던 엄마는 혹을 하나 더 붙인 심정이다. 유당불내증이라니 게다가 이차성은 또 무엇인가.
아기들 중에는 우유를 먹고 나면 배에 가스가 차고 심하게 배를 아파하면서 설사로 고생을 하는 경우가 있다.

우유뿐 아니고 모유를 먹여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에는 유당불내증이 있는데 우유에 함유된 유당을 소화 흡수하지 못해 발생하는 병이다. 유당(젖당)은 말 그대로 우유나 모유에 존재하는 당질로서, 유당은 음식으로 섭취되면 장내에서 그 자체로는 흡수되지 못하고 락타아제라고하는 효소로 분해가 되어야 흡수될 수 있다.

흡수되지 못한 유당은 장관내에서 삼투압이라는 현상으로 심한 설사를 일으키고 가스를 과도하게 만들어내 배를 아프게 만든다.

출생하면서부터 선천적으로 이 효소가 아예 없거나 부족해서 우유나 모유를 먹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매우 드물다. 그보다는 아기가 크면서 점차 우유섭취를 적게 하면서 효소생산이 감소해 유당불내증이 흔하게 생긴다.

심한 예로 성인이 되어 우유를 거의 먹지 않게 되면 효소생산이 안 되는데 어쩌다 우유를 한 컵을 먹고 심한 복통과 설사를 일으키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인종적으로 백인보다는 동양인에게 흔하다.

이와는 달리 아무런 문제없이 우유를 잘 먹던 아기가 장염을 앓고 난 후 얼마간 우유를 먹지 못하는 일이 있다. 이차성 유당불내증이라고 하여 장점막에 존재하는 소화효소가 염증반응으로 탈락되어 떨어져 나가, 우유를 먹고 난 후 배에 가스가 차고 설사를 하는 현상이다. 아기가 장염에 걸려 열심히 치료를 받았는데도 쉽게 설사가 좋아지지 않는 이유가 된다.

유당불내증을 겪는 소아는 유당이 포함된 식품을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영유아기에는 흔히 유당이 제거된 분유 제품이나 두유를 추천한다. 이 분유들은 맛은 덜하지만 영양면에서 일반 분유와 큰 차이는 없다고 알려져 있다. 유당불내증은 효소의 생산을 촉진시킬 수 있는 특별한 치료방법은 없으나 외부에서 효소를 보충해 주거나 음식을 조절함으로써 치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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