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기 의약 칼럼
가습기 올바로 사용하기
김성기 의약 칼럼
가습기 올바로 사용하기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4.11.05 00:00
  • 호수 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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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걸린 아기 방에 가습기를 틀어 주는 것이 좋을까. 가습기를 틀면 방이 추워지고 자칫 벽에 곰팡이가 피어 더 해롭지 않을까, 가습기를 썼더니 기침이 더 심해지던데 왜 그럴까, 찬김이 나오는 초음파 가습기보다는 가열식 가습기가 더 좋다는데 과연 그럴까. 간단한 가전제품이지만 제대로 사용하려면 알쏭달쏭 할 때가 있다.

가습기는 말 그대로 공기에 습기를 보태 주는 장치다. 공기 중에 얼마큼 습기를 더해 주어야 하는지는 사용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가습기는 평소 건조한 기후 때문에 사용하는 경우와 호흡기 질환을 앓을 때 치료효과를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서로 방법이 약간 다르다.

건조한 방에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라면 습도를 50-60% 정도로 맞추는 것이 좋다. 습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집안에 곰팡이가 피고 집먼지 진드기가 서식하게 되어 오히려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가 천식이나 모세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을 앓는 경우는 습도를 조금 더 높여 주어야 효과가 있다. 가래가 많이 생기고 점도가 높아 가래가 쉽게 배출되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습도를 높여 가래를 묽게 해줘야 한다.

한 예로 후두염으로 가습기를 사용할 때는 가능하면 습도를 높이기 위해 텐트를 만들어 아기를 가두어 놓고 가습을 한다. 가습기를 쓰면 기침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가래가 묽어지면서 배출이 왕성하게 일어나 일시적으로 기침이 심해지는 것인데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천식 환자에게 가습기를 쓸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가습기의 미세한 물방울 입자가 천식 환자의 예민해진 기도를 자극하면 기침이 심해지고 기도를 더욱 좁아지도록 할 수 있다. 천식환자에게는 가습기의 김을 직접 들이마시지 않도록 해야 하며 일정한 거리를 두고 분무방향을 약간 틀어 김이 얼굴로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가습기를 사용할 때는 무엇보다 청결한 관리가 중요하다. 물통에 물이 남아 있더라도 매일 갈아주어야 하며 물통과 몸체까지 매일 깨끗하게 청소해야 한다. 물은 끓여서 식힌 물이나 멸균 수 또는 정수처리 된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가습기를 사용하는 동안은 실내를 자주 환기시켜 곰팡이가 피지 않도록 하고, 자칫 습도가 지나치게 높아져 내의나 침구가 젖었다면 즉시 마른 옷으로 갈아 입혀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열식 가습기는 물을 가열해서 증기를 만들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살균효과가 있다. 또한 따뜻한 증기는 추운 날씨에 난방효과를 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천식환자에서는 기도에 차가운 자극을 주지 않아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열식 가습기는 어린이 방에서 사용할 때 화상의 위험이 있다. 세심한 주의가 따르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느니만 못할 수도 있다. 

<서해내과병원 소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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