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기 의약 칼럼
크리스마스 씰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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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씰을 아시나요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4.11.13 00:00
  • 호수 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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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결핵이 있나요’라고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결핵왕국이라는 오명을 받을 만큼 결핵환자가 많았다. 지속적인 결핵퇴치사업으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적지 않은 결핵환자가 있다.

가족 중에서 어른이 결핵판정을 받으면 이어서 아이들이 걱정된다. 결핵에 걸렸는지 알아보기 위해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소아과를 찾게 된다.

우선 열이나 식은 땀, 기침 등 증상 유무를 묻고 진찰을 마치면 몇 가지 검사를 하게 된다. 아이가 결핵균에 감염이 되었는지를 알아보려면 결핵반응검사가 필요하다. 검사 2-3일 후 피부에 부어오른 반응의 크기를 측정해 양성으로 판정을 받으면 일단 결핵균이 몸속에 침입했다고 판단하게 된다. 부어오른 정도가 클수록 감염의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이 검사는 BCG접종 후에도 양성반응이 나올 수 있으므로 양성 반응 때 예방요법을 해야 하는지의 결정은 의사의 판단을 따라야 한다. 결핵반응검사에서 강한 양성반응이 나온다든지 가족 내 감염자의 결핵이 활동성인 경우, 감염자와의 접촉정도가 밀접한 경우, 아이의 나이가 어리거나 BCG접종을 받지 않았다면 결핵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흉부 엑스레이와 객담검사에서 결핵이 확인되었다면 결핵환자로 판정을 받은 것이고 즉시 치료대상이 된다.

성인에서와는 달리 어린이들의 결핵은 진단이 쉽지 않다. 소아결핵은 증상이 없거나 가볍고 원인균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핵은 가래나 체액에서 결핵균을 확인하는 것이 병을 확진하는 유일한 방법인데 어린이들은 가래를 받아내기가 쉽지 않고 어린이들은 흉부 방사선 검사에서도 결핵소견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검사를 위해 내원한 아이들의 경우, 흔히 결핵반응검사는 양성이나 흉부 엑스레이는 정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병력과 위험요소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예방적 화학요법을 받아야 한다. 이것은 균이 체내에 감염은 되었지만 질병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예방요법이다. ‘아이나’라는 결핵약을 9개월간 복용하게 되는데 예방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말이 되면 크리스마스 씰이 붙은 우편물을 받을 때가 있다. 우표 옆의 또 한 장의 우표. 봉투 안에는 따뜻한 온기가 들어있을 것 같아 여느 편지보다 먼저 손이 간다. 산업혁명 이후 결핵이 전 유럽에 만연되던 19세기 말 덴마크의 한 우체국장이 당시 많은 어린이들이 결핵으로 죽어 가는 것을 마음 아파하며 씰 운동을 시작한 것이 오늘까지 이르고 있다.

<서해내과병원 소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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