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기 의학칼럼
후두염
김성기 의학칼럼
후두염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4.12.03 00:00
  • 호수 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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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요즘 소아과 진료실에는 감기의 계절이 왔음을 실감한다. 기침과 콧물, 고열, 구토가 심해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고 장염이 동반되거나 뇌수막염 징후를 보이는 사례도 적지 않다. 겨울철 호흡기 질환 중 소아에게 흔한 상기도 감염증으로 후두염을 알아본다.

후두염이란 성대와 성대 주위에 생긴 염증을 말한다. 성대 상부에 생긴 염증을 후두개염이라고 하며 성대 아래에 염증이 생긴 것을 후두염, 후두 기관지염, 후두 기관 기관지염이라고 한다. 염증의 위치에 따라 이렇게 세분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병소의 경계가 뚜렷하게 구별되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넓은 의미에서 모두 후두염이라 부른다.

목소리가 쉬고 컹컹 울리는 기침을 하며 심한 경우에는 숨을 쉴 때 가슴이 쑥쑥 들어가기도 한다. 엄마에게 아이의 기침소리가 어땠는지 물어보면 항아리 기침, 쇳소리가 나는 기침, 개 짖는 소리 같다고 흔히 표현한다. 여느 감기 때의 기침소리와는 달리 매우 특징적이어서 기침소리를 들어보기만 해도 쉽게 진단을 할 수 있다.

후두의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주로 바이러스이며 세균감염이나 알레르기에 의해서도 올 수 있다. 겨울에서 초봄에 걸쳐 흔히 발생하는데 바이러스성은 3-5세에 주로 발병하고 세균성인 경우는 조금 더 늦은 연령까지 생긴다.

후두의 염증과 부종(붓기)이 심해지면 기도가 좁아지고 호흡곤란과 저산소증으로 창백해지며 청색증을 보이거나 심한 쇠약감에 빠질 수 있다. 보통 밤에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세균성 후두개염의 경우는 초기에 침을 삼키기 힘들고 열이 나며 기침 등이 있다가 갑자기 호흡 곤란이 오는 경우인데 증상이 급속하게 악화되기 때문에 소아과의 응급 질환 중 하나다.

아이가 후두염을 앓고 있다면 물을 많이 마시게 하고 아이의 방에는 가습기를 세게 틀어 주도록 한다. 아이가 심하게 울지 않도록 잘 달래주고 목소리를 가능하면 쓰지 않도록 한다. 방안을 조용하게 해주어 휴식과 편안한 수면을 취하도록 해준다.

낯에는 그런 대로 지내다가도 밤이 되면 심해져 갑자기 숨을 쉬기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이때는 목욕탕에 샤워기로 더운물을 세게 틀어 수증기를 가득 채워 놓고 아기에게 김을 쐬어 주면 10-20분 후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

그래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창문을 열거나 밖으로 데려나가 차가운 공기를 쐬게 하면 좋아질 수 있는데 한밤중에 위기를 넘기는 요령이다. 집에서는 심한 호흡곤란을 보이던 아이가 황급히 찬바람을 맞으며 응급실에 도착하면 말짱해져 엄마 아빠를 난처하게 만들기도 한다.

<서해내과병원 소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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