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아, 난 너만치도 못 된다
눈아, 난 너만치도 못 된다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6.01.06 00:00
  • 호수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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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문화원 문예백일장 <운문 : 차상>
허이삭/장항고 2학년

눈아, 난 너만치도 못 된다

허이삭 / 장항고등학교 2학년

직장에서 짤렸다. 답답해서 술 한 잔 했다.
이리저리 비틀비틀
아들놈과 마누라 얼굴이 흐른다…
그런데 눈이 내린다.
눈아 눈아, 이 썩을 놈의 눈아
너 참말로 못 쓰것다.
왜 그렇게 이쁘게 내리느냐?
왜 그렇게 따뜻하게 내리기만 하느냐?
나도 너처럼 따뜻했으면 좋것다…
나도 너처럼 날들을 기쁘게 했으면 좋것다…
우리 아들놈… 눈 참 좋아허는디…
눈사람 만드는 거 참 좋아하는디…
눈아, 난 너만치도 못 된다.


*편지자주-나이에 걸맞지 않는 농익은 시어를 구사해 심사위원들의 놀라움을 샀다고 한다. 허이삭 군은, 친척 어른의 모습을 연상해 이와 같은 시를 쓰게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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