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감동의 에피소드 (둘)
 구경욱
 2002-05-03 17:50:02  |   조회: 4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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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에피소드 (둘)















한 소녀가



창가에 서 있습니다



소녀의 표정에는



너무도 행복한 마음이 서려 있습니다



소녀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도



되는 듯이



혼잣말로 며칠 전에 있었던



일들을



회상하듯 중얼거렸습니다.



"저는 앞을 볼 수 없는 장애인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장님이라고 합니다.



전 태어날 때부터



이렇지는 않았습니다.



몇 년 전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앞을 보지 못합니다.



그 이후부터 저는 횡단보도를



건너기가 무섭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 혼자서 횡단보도를 건너게 되었습니다.



사실 두려워 떨었습니다.



제가 사고를 당할 때처럼



차들이 그렇게 많이 지나다니는



것 같지는 않았고



인적도 뜸한 곳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전 혼자서



건널 수가 없었습니다.



사고 이후



저에겐 용기가



모두 사라져 버렸고



더구나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저는 횡단보도 앞에서 기다렸습니다.



길을 건너가는



다른 사람과 함께



건너기 위해서였죠.



한참을 그렇게 기다리고 있으니



한 사람이 저의 어깨를



조용히 두드리며 말했습니다.



"저..... 같이 길을 건너도 될까요.?"



젊은 여자 목소리였습니다.



저는 반가웠고



들릴 듯 말듯 한 목소리로



"네" 하고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대답했습니다



저희 둘은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난 그 사람의 손을



꼭 잡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의 마음을 헤아린 것인지



그녀도 제 손을 꼬옥 잡아주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자동차 경적이 울렸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무사히 길을 건널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녀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인사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손을 놓고,



그녀가 서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깊숙히 숙였습니다.



그러자 그녀가 말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당신 덕분에



무사히 길을 건널 수 있었습니다



저는 원래부터



이렇게 앞을 볼 수 없는 것은 아니 었습니다.



얼마 전 사고로 눈을 잃었습니다.



아무튼 다음에도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봉사해 주세요."



저는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참 그러고 있다가



침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습니다.



저 역시 앞을 볼 수가 없는데요



아마도 길을 건널 때



울렸던 경적소리는 저희들



때문이었나 봅니다, 라고...





















2002-05-03 17: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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