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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과 전교조 민주화운동 인정
 오마이뉴스
 2002-05-08 21:50:32  |   조회: 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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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과 전교조 민주화운동 인정

전교조 민주화 운동 인정, 교사 61% 국민 70% 찬성

윤근혁 기자

최근까지 이어진 전교조 해직자 민주화운동 인정에 대한 조선·동아·중앙의 '멱살잡기'가 기억나는가? 족벌언론의 주장에 보수 교원단체인 한국교총과 교장협의회도 힘을 보태는 해괴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이 지난달 29일부터 최근까지 사설과 성명에서 일제히 외친 반대 논리는 다음과 같았다.

(1) 민주화 운동 인정하면 나머지 교사는 민주화 반대세력이냐.(조선·동아·한국교총)

(2) 권익을 위한 노동운동 단체는 민주화운동 단체가 아니다.(동아)

(3) 당시 법을 위반한 행위는 민주 법질서를 어지럽힌 것이다.(조선·중앙·한국교총·교장협희회)

(사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전교조가 창립된 89년 5월 조중동과 이 교원단체들의 말과 행동도 현재와 비슷하다. 이상한 멱살잡이와 교육운동세력 때리기까지 닮았다.)

그럼 이처럼 조중동과 일부 교원단체가 벌인 '반대운동'은 어떤 효과가 있었을까. 이들 신문을 본 교사와 일반 시민의 태도는 이른바 '밤의 대통령'의 명령에 얼마나 충실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얼마간 영향을 주었을지 몰라도 여론은 족벌언론의 외침과 엇나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족벌언론과 엇나간 여론 정작 당사자인 교사들은 이번 민주화운동 인정에 대해 오히려 '동의와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나머지 교사가 반민주 세력이냐'는 주장에 다수가 고개를 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주간 '교육희망'이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 지난 6일 발표한 전국 초중고 교사 500명을 대상으로 한 긴급 전화 설문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번 조사에서 교사들은 '민주화운동 인정이 나머지 교사들을 반민주 교사로 만들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63.2%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면 '동의한다'는 의견은 35.6%였다.

교사들은 또 민주화운동 인정 결정에 61.2%가 찬성 의견(적극 찬성 26.2%, 찬성 35.0%)을 나타냈다. 반대의견은 37.0%(적극 반대 13.8%, 반대 23.2%)였다. 특히 교사들 10명 가운데 7명(69.6%)은 민주화 운동 인정 조치를 '교육민주화에 기여했던 사학민주화 관련 해직 교사와 시국 관련 해직 교사들에게까지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보고 있었다.

이에 따라 이번 민주화 운동 인정 결정은 사회정의와 민주화에 기여할 것(61.6%)이라는 의견이 '그렇지 않다'(37.8%)는 의견을 크게 앞질렀다. 조사 대상에 한국교총 교사 50% 이번 조사는 지역과 급별 할당 무작위 추출법으로 실시되었으며,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 응답자는 한국교총 소속 교사였다.

한국교총 교사는 240명(48.1%)이 참여했으며, 전교조는 125명(25.1%), 한교조는 10명(2.0%)이 조사에 응했다. 신뢰수치는 95% 신뢰수준에 ±4.4%다. 위와 같은 결과는 최근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중앙일간지의 인터넷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7일 현재 진행 중인 경향신문 인터넷 조사에서는 '전교조 해직교사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한 것에 대해 70%(3만5915명)가 '교육·사회의 민주화에 기여한 조치'라며 찬성의사를 표시했다.

'불법 노동행위에 면책 부여'라는 반대 의견은 30%(1만5556명)에 지나지 않았다. 6일까지 조사한 대한매일의 인터넷 조사도 같은 결과를 보였다. '민주화보상심위의 이번 결정,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에 '지지한다'는 62%(3355명)인 반면, '반대한다'는 37%(1975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 조선·동아·한국교총 역사의 회초리 앞에서 아직도 떳떳한가 '날카로운 낯빛을 띤 노인이 회초리로 어린아이의 종아리를 때릴 태세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학생과 학부모들이 지켜보고 있군요.' 한국교총이 5월 교육주간에 맞춰 만든 포스터 모양인데요. 전국 학교에 내걸린 이 포스터 옆엔 다음과 같은 큰 글귀가 박혀 있죠. "스승이 살아 있는 사회." 이 단체 회장은 교육주간 메시지에서 "교육자 스스로 높은 도덕의식으로 사회의 사표로서 품성을 더욱 키워나가야 하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네요.

여기서 말하는 '품성'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칭찬 없는 교사는 죽은 교사'란 말처럼 바로 칭찬하는 너그러운 자세라 할 수 있을 텐데요. 그런데 대표족벌 신문인 조선과 동아, 심지어 '교육가족'이란 말을 밥먹듯 하는 교총은 '민주화 운동' 인정을 받은 전교조 10만 교사한테 회초리를 휘두르고 있군요.

민주화운동 인정 이틀 뒤인 4월 29일부터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다음처럼 해괴한 발언을 하고 있네요. '민주화 운동 인정하면 나머지 교사는 반민주 교사냐.' 독립유공자 인정을 받은 사람 옆에서 '그럼 나는 친일파란 얘기냐'고 따진다면 제 정신일까요? 상을 받지 못한 초등학생도 '내가 못난 아이냐'고 항변하지 않죠.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에 어린이에게까지 손가락질 당할 판 아닌가요? 친일 역사를 지닌 족벌언론과 교장단이 주도하는 교총이 이런 좌충우돌을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노릇. 이건 이들이 밟아온 길이 뒷받침해주는 사실이죠.

전두환 씨를 '세종대왕에 버금가는 단군 이래의 성군'이라고 칭송한 조선일보. 이

전두환 씨에게 88년 747만원짜리 병풍을 선물한 교총. 87년 4·13 호헌 조치 이후

용기 있는 교사들이 반대 성명을 내고 경찰에 끌려갈 때, 이 단체는 '학생들의 시위

는 안 된다'는 성명을 내고 태연스럽게 초호화 '교총회관'을 지을 정도였으니까요.

정말로 '살아있는 역사의 스승'이 있다면, 이런 모습에 어찌 회초리를 들지 않을 수

있을까요?
2002-05-08 21:5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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