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보루각(報漏閣) 누기(漏器) 보루(報漏) 명칭 환원 재지정해야
 김민수
 2016-10-02 08:56:06  |   조회: 3883
첨부파일 : -
보루각(報漏閣) 누기(漏器) 보루(報漏) 명칭 환원 재지정해야







 http://blog.naver.com/msk7613









1434년 7월 1일 이 날 새 물시계인 누기(漏器) 보루(報漏)를 처음으로 썼다. 세종이 예전 누기(漏器)가 정밀하지 못한 까닭으로 누기(漏器)를 고쳐 다시 주조(鑄造)하는 개주(改鑄)를 명하였다. 위에서 물을 내려보내는 파수(播水)하는 용호(龍壺)는 넷인데 크고 작은 크기 차이가 있고 아래에서 물을 받는 수수(受水)하는 용호(龍壺)는 둘인데 물을 바꿀 체수(遞水)할 때에 다시 갈아 쓰는 갱용(更用)한다. 길이는 11척 2촌이고 둘레의 지름인 원경(圓經)은 1척 8촌이다. 살대가 둘인데 길이가 10척 2촌이고 앞 면(面)에는 12시(時)로 나누고 매 시(時)는 8각인데 초(初)와 정(正)의 여분(餘分)이 아울러 1백 각이 된다. 각은 12분으로 나눈다. 밤의 살대는 예전에는 21개가 있었는데 한갓 바꾸어 쓰기에만 번거로우므로 다시 수시력(授時曆)에 의거하여 낮과 밤에 오르고 내리는 것으로 구분하여 음양(陰陽)인 2기(二氣)로 요약하여 살대 한 개를 당하게 하니 무릇 살대가 12개이다. 간의(簡儀)와 참고하면 털끝만큼 아주 작은 호리(毫釐)도 틀리지 아니한다. 세종이 또 시간을 알리는 보시자(報時者)가 차유(差謬)를 면치 못할까 염려하여 호군(護軍) 장영실(蔣英實)에게 명하여 사신(司辰) 목인(木人)을 만들어 시간에 따라 스스로 알리게 하고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아니하도록 하였다.



​먼저 각(閣) 3간을 세우고 동쪽 간 자리를 두 층으로 마련하여 윗 층에는 세 신(神)을 세우되 하나는 시를 맡아 종(鐘)을 울리는 명종하고 하나는 경(更)을 맡아 북을 울리는 명고하며 하나는 점(點)을 맡아 징을 울리는 명정(鳴鉦)한다. 중간 층의 밑에는 평륜(平輪)과 순륜(循輪)을 설치하고 12신을 벌여 세워서 각각 굵은 철사로서 줄기를 만들어 능히 오르내리게 하며 각각 시패(時牌)를 들고서 번갈아 시간을 알린다. 그 기계의 운행하는 술법은 가운데 간에 누(樓)를 설치하여 위에는 파수(播水)하는 호(壺)를 벌여 놓고 아래에는 수수(受水)하는 호(壺)를 놓는다. 병 위에는 네모진 나무를 꽂되 속이 비고 면(面)도 허(虛)하게 하여 길이는 11척 4촌(寸)이고 나비는 6촌, 두께는 8푼, 깊이는 4촌이다. 빈 속에는 간격이 있고 겉에서 한 치 가량 들어가게 한다. 왼쪽에는 동판(銅板)을 설치하여 길이는 살대에 준하고 넓이는 2촌인데 판면(板面)에는 구멍 열 둘을 뚫어서 구리로 만든 작은 구슬을 받도록 하되 구슬의 크기는 탄환(彈丸)만 하며 아홉 구멍에 모두 기계가 있어서 여닫을 수 있도록 하여 12시간을 주장하게 하고 오른쪽에도 동판을 설치하되 길이는 살대에 준하고 나비는 2촌 5푼인데 판면에는 25개의 구멍을 뚫어 또한 작은 구리 구슬을 왼쪽과 같이 받게 한다. 판(板)은 12살대에 준하여 모두 12판인데 절기에 따라 갈아 쓰며 경과 점을 주장하게 한다.






물을 받는 병에 살대를 띄우고 살대 머리에 받드는 가로쇠가 젓가락과 같은 것이 있는데 길이는 4촌 5푼이고 병 앞에 오목한 자리가 있고 오목한 가운데 넓은 판(板)을 비스듬히 놓아 머리는 네모지고 속이 빈 나무 밑에 닿고 꼬리는 동쪽 간 자리 밑에 이른다. 간막이 넷을 설치하여 용도(甬道)의 모양과 같이 하고 간막이 위에는 큰 철환(鐵丸)을 놓되 크기는 계란만 하게 한다. 왼쪽의 12개는 시(時)를 주장하고 중간 5개는 경(更)과 매 경의 초점(初點)을 주장하며 오른쪽 20개는 점(點)을 주장한다. 그 철환을 놓아 둔 곳에는 모두 철환이 드나드는 데 열고 닫히는 것이 있고 또 가로된 기계가 있어 설치하였는데 그 기계의 모양은 숟가락과 같고 한 쪽 끝은 굽게 하여 고리처럼 걸리게 하고 한 쪽 끝은 둥글게 하여 구리 구슬을 받도록 되었다. 중간 허리에는 둥근 축이 있어서 내리고 올리도록 되었으며 그 둥근 끝은 구리통의 구멍에 닿는다. 구리통은 둘이 있어 간막이 위에 비스듬이 설치하였는데 왼 쪽 것은 길이가 4척 5촌이고 둘레의 직경은 1촌 5푼인데 시를 주장하게 하며 아랫쪽에는 12구멍을 뚫었다. 오른쪽 것은 길이가 8척이고 둘레의 직경은 왼쪽 통과 같은데 경점(更點)을 주장하며 아랫쪽에 25개의 구멍을 뚫고 구멍마다 모두 기계가 있다.







처음에는 구멍을 모두 열리게 하여 동판의 작은 구리 구슬이 내려져서 기계를 움직이면 그 기계가 스스로 구멍을 덮어 막아서 다음 구리 구슬이 굴러 지나가는 길이 되게 하여 차례차례로 모두 그렇게 된다. 동쪽 간의 자리 웃 층의 밑에 왼쪽에는 짧은 통 둘을 달았는데 하나는 구리 구슬을 받고, 하나는 안에 숟가락 같은 기계를 설치하여 숟가락의 둥근 끝이 반쯤 나와서 구리 구슬을 받는 통 밑에 닿는다. 오른쪽에는 둥근 기둥과 네모진 기둥을 각각 둘씩 세우고 둥근 기둥은 속이 비게 하여 안에 기계를 설치하였는데 모양이 역시 숟가락과 같고 반은 나오고 반은 들어가게 하며 왼쪽 기둥은 다섯이고 오른쪽 기둥은 열이다. 네모진 기둥은 작은 통을 비스듬히 꿰어서 기둥마다 각각 네 개씩으로 되었다. 한 끝은 연잎 모양으로 되고 한 끝은 용의 입 모양으로 되어 연잎은 구리 구슬을 받고 용의 입은 구리 구슬을 뱉는다. 용의 입과 연잎은 위와 아래가 서로 닿고 그 위에 별도로 짧은 통 두 개를 달아 놓았는데 하나는 경을 가리키는 구슬을 받고 하나는 점을 가리키는 구슬을 받는다. 오른쪽 네모진 기둥은 연잎마다 아래에 곧은 짧은 통 두 개와 가로된 짧은 통 한 개를 붙이고, 그 가로된 통의 한쪽 끝을 왼쪽 기둥 네모진 기둥의 연잎 아래에 닿게 한다. 왼쪽 둥근 기둥의 다섯 숟가락과 오른쪽 둥근 기둥의 다섯 숟가락은 그 둥근 끝이 각각 용의 입과 연잎의 사이에 닿는다.









오른쪽 둥근 기둥의 다섯 숟가락은 그 둥근 끝이 반은 직통(直筒) 안으로 들어 갔는데 파수호의 누수가 수수호에 내려서 모이면 떠 있던 살대가 점점 올라와서 시간에 응하여 왼쪽 동판(銅版) 구멍의 기계를 건드리고 작은 구리 구슬이 떨어져 내려서 구리 통에 굴러 들어가 구멍으로 좇아 떨어져서 그 기계를 건드리면 기계가 열리고 큰 구슬이 떨어져 자리 밑에 달린 짧은 통에 굴러 들어가서 떨어지면서 숟가락 같은 기계를 움직이면 기계의 한 끝이 통 안으로부터 스스로 시간을 맡은 신의 팔을 치받으면 곧 종이 울린다. 경점도 그렇게 하되 다만 경을 울리는 구슬은 달려 있는 짧은 통에 들어가서 떨어지면서 숟가락 같은 기계를 돌리면 왼쪽 둥근 기둥 가운데로부터 경을 맡은 신의 팔을 치받아서 북을 올리고 점통(點筒)에 굴러들어가서 다시 초점(初點)의 기계를 돌리면 오른쪽 기둥 가운데로부터 점을 맡은 신의 팔을 치받아서 징을 울리고 연잎 밑에 곧은 작은 통에 들어가 그친다. 그 굴러들어가는 곳에는 기계를 설치하여 처음에는 경을 알리는 구슬의 길이 막혔다가 굴러들어감에 미쳐서는 들어간 길이 닫히고 경의 길이 열린다. 나머지 경에도 모두 그렇다. 5경이 마치기를 기다려서 빗장을 뽑고 나온다.









매 경(更) 2점(點) 이하의 구리 구슬은 달려 있는 짧은 통에 떨어져 들어갔다가 연잎으로 굴러들어가서 그 점의 기계를 건드리고 그친다. 다음 점의 구리 구슬이 굴러 지나가면서 또 그 점의 기계를 건드리고 그친다. 그 구리 구슬이 그치는 통에는 구멍이 있고 빗장을 질러서 닫혔다가 점의 구리 구슬이 떨어지면서 그 맨 아래의 기계를 건드리면 기계에 이은 쇠줄이 차례로 모든 빗장을 뽑고, 앞서 3점의 구리 구슬과 더불어 일시에 함께 내려온다. 그 시간을 주장하는 큰 구슬이 달려 있는 짧은 통에 떨어져 둥근 기둥에 붙은 통에 굴러들어가 떨어지면서 가로나무의 북쪽 끝을 밟는다. 나무의 길이는 6척 6촌이고 나비는 1촌 5푼이며 두께는 1촌 7푼인데 가로나무의 가운데 허리의 주가 되는 짧은 기둥이 좁은 가로나무에 닿돌고 원축(圓軸)을 붙여서오르내리게 하도록 되었다. 가로나무의 남쪽 끝에는 손가락같은 둥근 나무를 세웠는데 길이는 2척 2촌이고 시간을 알리는 신의 발 밑에 닿는다. 발 끝에는 작은 윤축(輪軸)이 있는데 큰 구슬이 떨어지면서 북쪽 끝을 누르면 남쪽 끝이 올라가면서 신의 발을 받들어 자리 중간층의 위에 오른다. 가로나무의 북쪽 끝의 북쪽에 작은 판을 세워서 여닫게 하였는데 판에는 쇠줄이 있어서 위로는 시간을 주장하는 매달린 통의 숟가락 같은 기계에 연(連)하여 숟가락이 움직이면 판(板)이 열려서 앞에 구리 구슬이 나오게 한다. 가로나무의 남쪽 끝이 낮아지면서 시간을 알리는 신(神)이 윤면(輪面)에 돌아오고 다음 시간의 신(神)이 곧 대신하여 올라온다. 그 바퀴가 도는 제도는 바퀴 밖에 작은 판(板)을 가로 놓되 길이는 1척 가량으로 하고 그 가운데에 4, 5촌 가량 깊이의 구덩이를 파서 동판(銅板)을 그 위에 가로 올려 놓되 그 세(勢)를 순하게 기울게 하며 한쪽 끝에 축(軸)을 설치하여 열리고 닫히게 한다. 시간을 알리는 발이 처음은 동판(銅板)아래로 반 치쯤 들어갔다가 올라가면 동판이 열려서 올라오고 올라오면 도로 닫힌다. 그 시간이 다하여 윤면(輪面)에 돌아오면 발끝에 쇠바퀴가 순하게 동판을 굴리면서 내려와서 잠시도 멈추지 아니한다. 다음 시간의 신(神)도 그러하다. 무릇 모든 기계가 다 숨겨져 있고 드러나지 아니하여 보이는 것은 관대(冠帶)를 갖춘 목인(木人)뿐이다. 이 것이 그 대략의 모양이다.









김빈(金鑌)에게 명하여 명(銘)과 아울러 서(序)를 짓게 하니 그 글에 이르기를 “제왕의 정치는 때를 조화하게 하고 날을 바르게 하는 것보다 중함이 없고 상고해 실험하는 법칙은 의상(儀象)과 구루(晷漏)에 있으니 의(儀),상(象)이 아니면 천지의 운행을 살필 수 없고 구(晷),루(漏)가 아니면 밤낮의 한계를 표준할 수 없다. 천년의 긴 세월은 1각(一刻)의 틀리지 아니함에서 비롯하고 모든 공적의 빛남은 촌음(寸陰)을 헛되게 하지 아니하는 데에 말미암는 까닭으로 역대의 성신(聖神)들이 하늘에 순응하여 나와서 다스리되 여기에 삼가지 않음이 없었다. 공경히 생각하건대 우리 주상 전하께서는 요(堯)임금의 하늘을 공경하는 마음을 두시고 대순(大舜)의 선기옥형(璇璣玉衡)을 만드는 뜻을 본받으시어 이에 유사(攸司)에게 명하여 의상을 제작하여 측후(測候)의 근거를 삼고 인해 누기(漏器)를 새로 만들어 시각(時刻)을 바르게 하여 궁궐 안 서쪽에 각(閣) 세 간을 세우고 호군 장영실(蔣英實)에게 명하여 시간을 맡는 목인 3신(神)과 12신을 만들어 닭과 사람의 직책을 대신하게 하였다. 동쪽 간에는 좌(座) 두 층을 마련하여 3신(三辰)을 윗 층에 두되 하나는 앞에 놓인 종을 쳐서 시간을 알리고 하나는 앞에 놓인 북을 쳐서 경을 알리고 하나는 앞에 놓인 징을 쳐서 점(點)을 알리게 하였다. 12신은 각각 신패(辰牌)를 잡고 둘러서며 평륜(平輪)이 중간 층의 밑에 숨겨져서 때에 따라 번갈아 올라온다. 가운데 간의 중간에는 병을 놓고 기계를 설치하여 철환(鐵丸)을 써서 그 기계를 돌린다. 시간이 이를 때마다 여러 신(神)이 문득 응한다. 의상을 참고 연구하니 하늘과 어긋나지 아니하여 참으로 귀신이 있어 지키는 것 같았으니 보는 자가 놀라고 감탄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실로 우리 동방(東方)의 전고에 없는 거룩한 제도이다. 드디어 그 집을 보루각(報漏閣)이라 이름하고 신(臣) 빈(鑌)에게 명하여 장차 후래에 밝게 보이게 하시니 신이 절하고 명(銘)을 지어 드립니다.”하였다.









명(銘)에 이르기를 “음양(陰陽)이 번갈아서 밤과 낮이 바뀌어지고 하늘도 말 없이 돌아 신공(神功)이 자취 없네. 이루시고 보필하여 구루(晷漏)를 지었도다. 황제의 창작이나 역대로 법은 달라 우리 동쪽 나라도 옛 제도가 허술하더니 크나큰 이 제도를 비로소 만드셨네. 우리 임금 밝으시어 선기옥형(璇璣玉衡) 만들고서 누기(漏器)도 새로 하니 파수(播水)하는 호(壺)가 네 개이고 수수(受水)하는 호(壺)가 두 개인데 밤과 낮이 바뀜이 각에서 차츰 비롯하여 산법(算法)을 세우시되 2.6(二六)으로 보였도다. 조두(勺斗)를 치는 것은 시간이 어긋날까 목인(木人)을 만들어서 수직(守直)을 아니 쓰네. 여러 신(神)을 만들어서 누수(漏水)를 맡게 하고 높은 집을 이룩하여 상하 좌석 마련하고 저기 있는 동편 간에는 3신이 위에 있어 종과 북과 징 하나씩을 나누어 가지고서 닭의 울음 대신하니 그 소리 질서(秩序) 있네. 아래에는 12신이 신패(辰牌)를 가지고서 평륜면(平輪面)에 둘러 있어 번갈아 오르면서 시간을 알리도다. 그 기계 연구하니 가운데 간이 징험일세. 층루(層樓)를 막았는데 잇대어 병을 놓고 두 개의 동판(銅板)에다 구멍 뚫고, 살대를 꽂아 기계를 더하고서 철환을 받게 하여 호면(壺面)에 세웠도다. 살대가 올라가면 기계가 움직이고, 철환이 떨어져 굴러가는 길이 비꼈는데 신의 밑에 닿았도다. 두 갈래가 넷으로 나뉘어서 골목길과 같았도다. 통을 좌우로 운전하여 철환을 받게 하고 통에는 기계 구멍이 동판(銅板)의 수(數)와 같도다. 별도로 큰 철환이 통 가에 벌여 있어 번갈아 기계가 발동하여 번개처럼 빠르도다. 기계가 닿는 곳에 사신(司辰) 직책 다하여서 보는 이가 감탄하네. 거룩할사 이 제도는 하늘 따라 법 만드니 천지 조화 짝지어서 범위(範圍)가 틀림 없네. 적은 시각 아껴 써서 모든 공적 빛났도다. 그 나라에 사는 백성 스스로 감화하여 어기지 아니하네. 표준을 세우고서 무궁토록 보이도다.”하였다.









보루각(報漏閣)에 새 누기(漏器) 보루(報漏)를 놓고 서운관생(書雲觀生)으로 하여금 번갈아 입직(入直)하여 감독하게 하였다. 경회루의 남문과 월화문(月華門)·근정문(勤政門)에 각각 금고(金鼓)를 설치하고 광화문에 대종고(大鍾鼓)를 세워서 당일 밤에 각 문의 쇠북을 맡은 자가 목인(木人)의 금고 소리를 듣고는 차례로 전하여 친다. 영추문(迎秋門)에도 큰 북을 세우고 오시에 목인의 북소리를 듣고 또한 북을 치고 광화문의 북을 맡은 자도 전하여 북을 친다. 경회루 남문과 영추문·광화문은 서운관생이 맡고 나머지 문은 각각 그 문에 숙직하는 갑사들이 맡았다. 장영실(蔣英實)은 동래현(東萊縣) 관노(官奴)인데 성품이 정교(精巧)하여 항상 궐 내의 공장(工匠) 일을 맡았었다.









1536년 8월 20일 중종이 김익수에게 전교하기를 “보루(報漏)의 일은 조종조에서도 중히 여겼다. 그래서 세종이 흠경각(欽敬閣)에서 몸소 지휘하신 것은 천문(天文)과 관계되기 때문이었다. 지금 새로 만든 것이 인정과 파루에 모두 절로 울린다고 하는데 이는 조종조에도 없던 것이니 내가 어찌 보고싶지 않겠는가. 꼭 이런 이유로만 가보려는 것은 아니고 오는 24일은 마침 흥인지문 앞 동교(東郊)에 거둥할 일이 있으니 도중에 동궁(東宮)에 들러 잠시 서연청(書筳廳)에 머물려고 한다. 그래서 서연청을 둘러본 다음 동교로 향할까 하는데 이 것이 안 될 것은 아니겠지만 일반적인 놀이나 관람의 유가 아니니 영상과 좌상 두 제조에게 하문해 보라.”하였다.









김근사와 김안로가 의논드리기를 “혼천의(渾天儀)는 옛 제왕들이 천상(天象)을 헤아려서 절기를 알려주던 기구이고 연루갈오(蓮漏渴鳥)도 역대로 있어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절로 울려서 시간을 알리는 보루(報漏)제도가 있었다는 말은 못들었습니다. 그런데 세종께서 거룩한 슬기로 특별히 창작하신 것으로 만든 의도는 옛 조상들의 뜻과 같지만 그 방법의 신묘함은 어느 때보다 훌륭하였습니다. 이 것은 시간만을 편리하게 알려줄 뿐 아니라 하늘을 공경하고 백성의 일에 부지런하다는 의의도 내포되어 있으니 참으로 백성을 다스리는 도리에 관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옛 제도가 세월이 오래됨에 따라 와전(訛傳)되어 진실을 잃을까 두려워서 다시 새 보루각을 만들었습니다. 그리하여 거룩하신 세종께서 만드신 제도의 오묘함을 후세에 길이 전하는 것이 바로 그 뜻을 이어받고 발전시키는 참뜻입니다. 그리고 이 것은 장난감이나 구경거리가 아니고 또한 궐 내에 있으니 전하께서 친히 가보셔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하니 중종이 전교하기를 “오는 24일 선인문(宣仁門)으로 들어가 서연청에서 잠시 머물렀다가 보루각(報漏閣) 보루(報漏)가 함비(咸備)된 다음에 내시를 거느리고 들어가 보겠다. 그 때에 백관은 장막(帳幕)에 물러가 있으라. 내가 두루 돌아본 뒤 서연청으로 다시 돌아가겠다. 그러고 나서 문 밖이 정리되거든 어가(御駕)가 동교(東郊)로 향해 떠나게 하라.”하였다.
2016-10-02 08:56:06
39.118.17.188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