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와 일곱 엽서
코스모스와 일곱 엽서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6.10.13 00:00
  • 호수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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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학
서천교육청 장학사

나는 금년 3월에 서천교육청 장학사로 부임하였는데, 이 것이 내 인생 처음으로 서천지역과 인연을 맺은 계기이다. 「뉴스 서천」의 공금란 기자는 내가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가르쳤던 제자인데 졸업 후 여기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이런 인연으로 해서 나는 뉴스서천을 정기 구독하는 독자가 되었고, 7주년 기념특집에 독자로서 ‘쓴소리 단소리’ 의 원고부탁을 받아 선 뜻 대답은 했는데, 1년도 구독하지 않은 일천한 배경으로 인해 막상 쓰려니 쉽지 않음을 느꼈다. 그래서 요즘 한창인 코스모스의 일곱 가지 특징을 빗대어 뉴스 서천이 이와 닮았으면 단 소리 이와 다르면 쓴 소리로 대신하고자 한다. 


<제1엽서 : 기다림>

우리나라에서 코스모스는 9월의 꽃인데, 가을의 코스모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코스모스와 외로움을 함께 나누고, 코스모스 옆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싶기 때문이다. 코스모스는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꽃이기 때문이다. 서천 사람들은 코스모스 피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뉴스서천이 나오기를 기다릴까? 아니면 뉴스서천이 나오는 것을 두려워하지는 않을까? 나는 기다리는 사람보다 꺼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가시’는 보호기능이 있고 자극이 되기는 하지만 찔리는 사람에게는 큰 상처가 되는 것이다. 느끼기에 뉴스서천은 ‘가시’ 기능이 우세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제2엽서 : 어울림>
코스모스는 멕시코 원산인데 신께서 다른 꽃을 만들기 전에 습작으로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코스모스는 키만 크지 그다지 예쁜 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하나의 꽃은 어떨지 몰라도 하얀, 분홍, 붉은 꽃이 어울려 전체적으로 아름다움을 완성하는 모습을 보면 벅찬 감동을 준다. 뉴스서천도 독자적으로 보면 그렇게 대단한 신문은 아니다. 그러나 서천지역에 꼭 어울리는 목소리로 특징을 확립한다면 전체적으로 매스컴과 서천지역의 문화를 완성하는 필수 조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뉴스서천은 어울림보다는 다소 배타적인 모습은 아닌지?

<제3엽서 : 순정>
코스모스는 순수한 꽃이다. 소녀의 순정 같은 풋풋한 향기가 난다. 첫사랑의 향기다. 누구든지 코스모스의 해맑은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요즘 길가엔 노동력 부족과 자동차 문화의 영향으로 좀더 강하고 자극적인 꽃들을 심는 것 같아 아쉽다. 짙게 화장한 여인 같은 꽃들이 핀다. 뉴스서천의 모습은 어떨까. 사람들에게 평범하고 순수한 모습으로 다가올까 아니면 자극적이고 상업적으로 다가올까. 나는 아직 순수한 모습의 신문이라 좋게 느껴진다.

<제4엽서 : 겸손>
코스모스는 겸손한 꽃이다. 마음이 겸손하여 길가에 나와 핀다. 고귀한 꽃들은 부잣집 담장 안에 갇혀 피고, 값비싼 꽃들은 자물쇠로 잠근 온실 안에 피지만 코스모스는 하찮은 서민 같은 꽃이라 길가에 여기 저기 아무렇게나 핀다.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꽃이다. 그야말로 유비쿼터스 플라워다. 뉴스서천은 어떨까. 값싸고 접근하기 쉬운 신문이라서 좋은 것 같다. 말투에서도 권위가 덜 느껴진다.

<제5엽서 : 진실 >
코스모스는 진실 된 꽃이다. 겉과 속이 같은 꽃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하얀 꽃은 대공도 하얗고, 분홍 꽃은 꽃대도 분홍이며 붉은 꽃은 대공도 붉다. 그야말로 겉과 속이 같은 꽃이다. 그러나 요즘사회는 말 그대로 회칠한 무덤이며 닭 먹고 오리발 내미는 것이 일반화되었으며 악어의 눈물이 감동적인 시대이다. 뉴스서천은 과연 진실만을 말하는지 묻고 싶다. 운영자나 기자의 마음이 코스모스 같았으면 좋겠다. 

<제6엽서 : 현상, 본질, 비유>
코스모스는 보이는 그 자체로서의 현상과 숨은 의미로서의 본질 및 다른 것과의 비유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우리에게 다가온다. 하얀, 분홍, 빨간 꽃이 어울려 핀다(현상). 빨간 대공에서 빨간 꽃이 피므로 겉과 속이 같다(본질). 소녀의 순정 같은 풋풋한 향기가 난다(비유). 뉴스서천도 서천사람에게 꼭 필요한 지역신문이다(현상). 지역발전을 위해 날카로운 관점에서 기사를 쓰는 진보적인 색깔을 띤다(본질). 서천사람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는 친구 같은 신문이다(비유).

<제7엽서 : 자생력>
코스모스는 자생력이 강한 꽃이다. 보살피지 않아도 씨앗이 떨어진 곳에서 다시 살아나 꽃을 피운다. 또한 한여름의 무더위를 견뎌내기 때문에 가장 좋은 계절에 꽃을 피운다. 사람들은 내년 가을에도 어김없이 코스모스가 필 것을 믿는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처럼 나는 교육자로서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오늘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 뉴스서천 기자들도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오늘 기사를 쓰겠다는 각오일까? 뉴스서천도 코스모스처럼 자생력을 갖고 계속 피어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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