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의 언론으로 성장하길
중용의 언론으로 성장하길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6.10.13 00:00
  • 호수 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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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찬
전 뉴스서천 편집국장

지역의 참언론을 표방하며 시민주주 형식으로 출범한 뉴스서천이 어언 창립 7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어렵게 창간정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뉴스서천 임·직원들의 노고에 갈채를 보내며 특히 창간을 함께한 사람으로서 지금까지 여러 우여곡절 속에서도 묵묵히 애정으로 함께해 주신 독자들과 주민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창간 당시 많은 사람들이 1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했던 신문. 그도 그럴 것이 돈 많은 재력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시민주’를 표방하며 젊은 몇 사람이 주도해 신문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대해 그리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또한 당시 분위기였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작게는 만원에서부터 기백만원까지 주를 사면서 ‘정론’을 만들어 달라는 사람들의 바람은 우리도 ‘건강한 신문’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으로 발전했고, 급기야 그 희망은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

당시 농민, 회사원, 목사, 스님, 주부, 대학생 등 지역 내 다양한 사람들이 쌈짓돈을 털어 주주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어떤 사람은 가족회의를 통해 생활비를 아껴 2백만원을 가져오는 감동스런 사례도 있었다.

창간을 축하하며 굳이 과거의 이야기를 들추는 까닭은 뉴스서천이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신문인만큼 결코 초심을 잊지 않고 ‘정론’을 지켜가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물론 뉴스서천은 지금까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역언론으로서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정치개혁에서부터 환경, 교육, 문화 등 전반에 걸쳐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농촌지역의 깨트리기 어려운 정서를 물리치고 다수 보다는 건강한 소수의 의견을 여론화했던 용기야 말로 '시민주'를 표방하며 창간된 뉴스서천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 않을까?
하지만 이런 용기와 결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뉴스서천에 아쉬움과 우려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우선 뉴스서천이 이런 우려와 아쉬움을 ‘옳다’, ‘그르다’라는 잣대로 재단하기에 앞서 독자와 주민이 왜 이런 우려와 아쉬움을 요구하는가를 냉철히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우리가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이었는지, 답을 정해 놓고 그 틀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려고 하는 과욕을 내지는 않았는지…….

물론 명확하고 분명한 태도가 신문의 색깔과 지향점을 표방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소신과 지향점에 걸맞는 과정 역시 매우 중요하다.

그 동기가 순수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과정을 독자에게 인식시키지 못했을 경우 그 주장은 독선으로 비춰질 수 있고, 반대로 그 과정을 합리적으로 인식시켰을 때 그 결과는 더욱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역 전반의 여론을 좌우하는 언론이야말로 그래서 더욱 합리성을 가장 큰 덕목으로 삼아야하지 않을까?

인간이 위대한 존재가 된 것은 어떤 한 개인의 독선이나 주장으로 가능했던 것이 아니며 무수한 동시대인들이 겸손한 마음으로 협동하여 함께 지혜를 모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목표로 삼는 민주주의도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이는 작은 우리 지역에서도 해당된다. 지역에서 선도적으로 일하는 사람이나 기관 또는 언론이 이런 합리적인 과정을 원칙으로 여기며 본분을 다했을 때 지역의 민주주의가 더욱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비록 더디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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