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민선자치단체장과 5대 군·도의원을 뽑은 지방선거는 많은 면에서 기록을 남겼다. 기초의원 나선거구(서천·시초·문산·판교·종천·비인·서면)는 4명 선출에 무려 21명이 후보로 나서 전국최대 경쟁률을 보이며 선거벽보 부착 길이가 무려 21m에 달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후보자가 몰린 것은 선거법이 개정돼 지방의원의 유급전환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또 이번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군·도의원 정당비례대표 선거가 도입돼 서천군 의회 최초로 여성의원이 등원하게 됐다. 반면 유권자 1인당 6개의 투표용지를 받아, 투표 방법을 습득하지 못해 무기명 투표행위가 많았던 까닭에 무효투표율이 10%에 달하는 기록도 세웠다.
풀뿌리 민주주의인 자방자치가 정착하도록 한 대대적인 선거법 개정으로 주민들이 지역정치에 거는 기대가 커진 만큼 주민의식의 변화도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주민참여의 폭을 넓히고자 출발한 것이 뉴스서천의정모니터단 운영으로 이 또한 전국 기초단체 지역 530여개 신문사에서 중에는 처음으로 시도 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지방선거가
2005년부터 올 6월까지 화제였다면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장항산단 착공 여부가 지역의 여론을 주도했다. 16년 동안 잠자고 있던 장항산단이
화두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IMF(국제구제금융기구)의 관리를 벗어나면서 경제가 호조를 보이기 시작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자금
유동에 여유를 보인 대한토지공사가 2001년 철수했던 장항산단에 다시 개입하면서 2004년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들고 나온 것이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무조건 찬성’이라는 지역분위기에 갯벌매립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아 반대 여론은 고개를 들지 못했었다. 본사의
문제제기를 시작으로 반대 측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어민들의 반대집회와 본사 양수철 대표의 땡볕 도보행진 ‘매바위에서 청와대까지’가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찬성 측은 서천군과 지역유지급 인사, 전 서천군환경운동연합 의장들이 줄줄이 가세하고
종국에는 정치권의 개입까지 힘을 합치면서 대대적인 물량공세를 퍼붓고 있다.
급기야 연내결정을 요구하는 서천군의 성화에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갯벌매립 예정지를 찾아 삽질을 하고, 나소열 군수와 군의원들이 앞 다퉈 단식투쟁을 하기에 이르렀다.
물리적 실력행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상경집회와 금강하구둑 점거 시도도 감행했다.
특히 지난 18~19일에는 어린이들의 ‘학습권’을 담보로한
장항지역 초등학교 등교거부 운동까지 이어졌다.
일각의 우려의 목소리에 아랑곳 하지 않고 감행된 ‘등교거부 운동’은 다행히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대처로 이틀 만에 수포로 돌아갔지만, 어른들의 이권 싸움에 어린이의 ‘학습권’을 이용했다는 치명적 오류를 남기게
됐다.
현재 단식일보다 병원에 누워있었던 시간이 더 많았던 나소열 군수는 28일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찬성측은 여전히 조직과 물량을
동원하는 총 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반대 측은 조금은 고비를 넘긴 듯 대안찾기에 전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고제의
창시자이자 근대 5명창으로 불리는 이동백 선생, 선생에 대한 선양사업이 전무해 “금강 건너에서 태어났더라면 대접을 받을텐데 재수 없이 서천에서
태어나셔서…” 소설가 박경수 선생이 이동백 선생에 대한 푸대접을 한탄하며 한 말이다.
이동백 선생 뿐 아니라 민족의 청년지도자,
독립운동가 월남 이상재 선생에 대한 홀대도 만만치 않았다. 한산면 종지리 선생의 생가는 고증 없이 엉터리로 복원됐고, 방치한 유물관 속 진짜
유물들은 도난당했다.
또 조선 시대 대문호, 역사상 가장 빛나는 문학집으로 꼽히는 ‘석북집’의 저자 석북 신광수 선생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나마 신씨 숭문들은 선생의 유택의 전망이 훼손되는 것을 사전에 알고 적극 대처한 점은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되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처럼 서천에서 우리나라 굴지의 인물이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인물선양사업에 인색한 곳 또한 서천이다. 그러나 10월 26일, 서천문화원에서
학계와 고령신씨 숭문회에서 석북 신광수 학술세미나 ‘석북 신광수의 삶과 문학’을 주제로한 학술 세미나를 대대적으로 개최한 것은 반가운 일이었다.
이어 11월 17일, 서울YMCA, 월남시민문화연구소, 한산이씨 대종회가 서천군민회관 대강대에서 ‘월남선생의 정신고양을 위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 것은 더더욱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는 앞으로 인물선양 사업을 통한 지역민의 정신문화 고양에 대한 기대도
서려있다.
서천군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 LS-니꼬의 자회사 ‘이앤알’과 행정소송을 하고 있다. 이유는 현재 불이 꺼져있는 옛 장항제련소 용광로에 불을 지펴, 폐자동차 소각장으로
사용하겠다는 사업을 군이 허가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이앤알 측이 이에 납득할 수 없다며 ‘폐기물처리사업계획불가처분취소’라는 소를
제기했다.
여기서 서천군이 지난해 1심에서 패하고 올 9월 28일 2심에서도 패해 군이 항소한 상황에 있다. 이과정에서 이앤알
관계자는 법정은 “장항산단에도 소각장이 있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했고, 군은 “그렇다, 하지만 질이다르다”고 항변했다. 이는 곧, 환경오염을
문제삼아 사업을 허가하지 않은 것과 지금 서천군이 장항산단 착공 추진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것이다.
만일
서천군이 대법원에서도 패한다면, 장항읍 장암리에 폐 자동차소각장이 들어설 것이다.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앞으로 장항지역에 또다른 환경문제와
그에 따른 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천여고 세팍타크로 전국제패
요즘은 아니지만, 성공한
스포츠맨의 기사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라는 내용이 많았다. 그런데 아직 이런 말을 써야하는 서천여고 세팍타크로 팀. 변변한 경기장도 없었고
안정적인 지원도 없었지만 2003년 9월 창단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8월… 전국을 잇달아 제패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각종대회에서 서천여고 돌풍을 일으켰다.
이런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감독과 선수들의 열정과 피나는 노력이 따른다. 특히
김이슬 선수는 최우수선수 선발에 이어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영광까지 않아 서천군민들도 머지않아 스포츠 중계을 보며 지역출신 선수를 응원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선수들이 맘 놓고 뛸 수 있는 시설확보와, 충남지역에 세팍타크로 팀이 창설돼 선수들이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진로를 보장해야 할 것이다. 내년에도 서천여고 세팍타크로 팀의 선전소식으로 서천군민이 웃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
대중의 도덕불감증 사회문제
교통안전질서 무시, 교내학교 폭력은
내 맘 대로, 잘못을 지적당하면 오히려 “너는 뭐가 잘났냐”고 큰소리치는 적반하장(賊反荷杖) 겪인 사람들이 올 한해도 지면을 장식했다.
좋은 일로 본지 8면을 장식한 사람들도 꽤 많지만, ‘100번 잘하고 하나 잘 못하면 트집 잡힌다’는 말이 있듯 ‘좋은 일’ 하는
것은 묻히고 ‘못된 짓’ 하는 것은 부각되기 마련이다.
분명한 것은 사회질서를 잘 지키고 남을 배려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사실이다.
일반인의 사소한 잘못은 덮을 수 있으나 공인은 그렇지 않다. 특히, “나는 이렇게 저렇게 잘났소”하며 “뽑아만 주면 너도 좋고
나도 좋은 서천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사람들은 철저히 공중도덕과 양심을 지켜야한다.
부끄럽게도 도 자료에 따르면 서천군
비위공무원이 인구대비 타·시군에 비해 많다. 그리고 국가청념위 발표 금품수수가 한 건도 없는 자치단체 명단에서 서천군은 빠져있다. 반대로 말하면
아직도 각종 사업 특혜에서 금품이 오간다는 뜻이다.
새해에는 어린이에게 안전한 서천, 인도 및 차도 불법주차 없는 서천,
비리·비위 공무원 없는 서천, 양심을 속이는 정치인 없는 서천, 학교폭력 없는 서천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