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행진
알레르기 행진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6.12.29 00:00
  • 호수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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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기
서해내과병원 소아과장

소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알레르기 질환으로 천식, 비염, 결막염, 아토피 피부염, 두드러기, 음식 알레르기를 들 수 있다. 이들 알레르기 질환이 동시에 또는 시간 간격을 두고 경과를 밟으면서 나타나는 것을 ‘알레르기 행진’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체질을 가진 아이에서 처음 나타나는 증상은 아토피 피부염이다. 즉, 생후 1-2개월부터 얼굴의 양 볼에 습진이 나타나고 트면서 가려움증을 보이는데 예전부터 태열이라고 불렀다.


생후 6개월에서 돌 쯤 되면 자주 기침을 하고 숨소리에 가래가 찬 것 같은 소리나 색색거리는 소리가 들리게 되는데, 이러한 상태가 자주 반복되고 쉽게 낫지 않기 때문에 우리 아기가 감기를 자주 앓는다고 생각하게 된다. 1~3세 정도가 되면 어느 날 갑자기 기침을 발작적으로 하고 색색거리는 소리가 심해지거나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호흡곤란 상태의 천식 발작을 경험하게 된다. 전형적인 기관지 천식 증상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시기 쯤 되면 일부에서는 좋아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에서는 큰 변화 없이 천식을 앓게 된다.  10세 전후부터 콧물이 흐르고 재채기를 자주 하고 코가 막히는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나타나고 일부에서는 눈이 가렵고, 자주 결막이 충혈 되는 알레르기 결막염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위와 같이 소아에서는 알레르기 질환들이 하나의 흐름과 같이 시기에 따라 다른 질환들이 순서대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러한 경과가 마치 대열을 지어 차례로 진행한다고 해서 ‘알레르기 행진’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이러한 경과를 밟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어릴 때 태열이 있다가 전형적인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가지게 되는 아이에게서 다른 알레르기 질환들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며, 어떤 환자는 어릴 때는 전혀 문제가 없다가 여섯 살에 처음으로 기관지 천식 증상을 경험하게 되는 수도 있다. 어떤 환자는 사춘기에 알레르기 비염이 나타나서 알레르기 체질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시간 간격이 없이 천식과 비염이 거의 같은 시기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나는 양상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어 일률적으로 규정짓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행진’의 경과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돌전에 심한 태열이 있었다면 자라면서 천식이 생길 가능성이 높고, 천식을 앓는 초등학교 아이가 있다면 이 아이는 점차 커가면서 알레르기 비염, 결막염을 경험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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