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하구둑 개설로 장항만의 어장과 항구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천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장항을 떠났다. 그럼 이 두 가지만이 장항의 현재를 만들어 낸 것인가. 원인을 따져서 그 원인을 제거하든, 대안을 찾는 것이 순서인데 우린 자꾸 과정을 뛰어 넘으려한다.
충남도 고위 공직자 중에는 1989년 군장산업단지 계획에 참여했다는 사람들이 몇 있다. 최민호 도 행정부지사와 김용웅 충남발전연구원장(충발연)이 여기에 속한다.
최 부지사는 지난해 8월 3일, 당시 장항갯벌살리기 서천주민대책위 대표들의 면담자리에서 “장군산업단지 계획에 참여해서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며 애초 군산 쪽 먼저하고 나면 서천 쪽은 한 10년 지나면 자연히 토사가 쌓이게 되므로 쉽게 매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획이었다고 했다.
또 16일 서천을 방문한 김용웅 원장도 노태우 정권 당시 장군산업단지를 포함한 국책사업을 수립할 때 참여 했다는 것이다.
당시 그 사업에 참여했다면, 그토록 서천주민들이 몸 달아 할 때 이들은 무엇을 하다가 이제 나타나 툭하면 갯벌을 쑤시고 다니는지 이해 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20여년 전부터 새만금을 염두해 금강하구둑을 개설한 것이고, 도류제와 방파제, 해상도시의 방향을 설정했다고 한다.
이지경이 되도록 충남도와 서천군 행정과 연구부서는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했다는 말밖에 안된다. 이들의 억지는 한 술 더 떠서 금강물의 흐름을 막고, 의도적으로 장항만에 토사가 쌓이도록 해놓고, 열린 입이라고 갯벌이 생명력을 잃었으니 덮자고 한다. 야금야금 어민들의 삶터를 빼앗아 놓고 어차피 고기잡이도 못하고 조개도 못 캐니 덮잔다. 고단수, 원주민들을 쫓아내는 수법은 동서고금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앞에서 말했듯 장항 경제가 금강하구둑 개설에 의한 어장과 항구기능의 상실이라면 이렇게 된 원인은 국책사업을 계획한 사람들의 책임이다. 더욱이 갯벌이 생명력을 잃었다면 의도적으로 토사가 쌓이도록 계획하고 시행한 사람들의 책임인 것이다.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이제 와서 마치 서천의 전사인 양 떠들어 대고 있다. 북측도류제나 장군대교 같이 정작 목숨 걸고 막아야할 것은 눈뜨고 당해 놓고 뒷북치는 것은 강 건너 사람들이 비웃을 일이다.
왜 사사건건 공기관과 공직자들의 업무상 과실의 책임은 묻지 않는가. ‘묻지마’ 행정 그 자체이다. 장항만이 저지경이 되도록 방치하고 책임을 다하지 못한 자들이 무슨 낯으로 장항의 미래를 이야기하는지 뻔뻔하기까지 하다. 이런 무책임 한 사람들의 입김에 서천군의 미래를 다시 맡겨 놓고 갈팡질팡 하는 군민들이 안타까울 지경이다.
충발연이 정녕 연구기관이라면 장항이, 서천이 왜 이렇게 됐는지, 노골적으로 서천을 홀대한 것부터 시작해서 근본적으로 분석해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에 책임을 다하지 못한 자들의 입부터 막고 정말 서천 땅에 뼈를 묻을 사람들이 원하는 서천군과 장항읍의 발전계획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충발연이 아무리 도지사가 임명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하지만, 명색이 연구원 사람들이 정치권의 나팔수 노릇이나 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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