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행정
묻지마 행정
  • 편집국 기자
  • 승인 2007.01.19 00:00
  • 호수 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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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 경제가 침체일로에 들어선 이유를 금강하구둑 개설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여기에 LS의 제련사업이 온산공장으로 완전 이전된 것이 결정타였다고도 한다.

금강하구둑 개설로 장항만의 어장과 항구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천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장항을 떠났다. 그럼 이 두 가지만이 장항의 현재를 만들어 낸 것인가. 원인을 따져서 그 원인을 제거하든, 대안을 찾는 것이 순서인데 우린 자꾸 과정을 뛰어 넘으려한다.

충남도 고위 공직자 중에는 1989년 군장산업단지 계획에 참여했다는 사람들이 몇 있다. 최민호 도 행정부지사와 김용웅 충남발전연구원장(충발연)이 여기에 속한다.

최 부지사는 지난해 8월 3일, 당시 장항갯벌살리기 서천주민대책위 대표들의 면담자리에서 “장군산업단지 계획에 참여해서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며 애초 군산 쪽 먼저하고 나면 서천 쪽은 한 10년 지나면 자연히 토사가 쌓이게 되므로 쉽게 매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획이었다고 했다.

또 16일 서천을 방문한 김용웅 원장도 노태우 정권 당시 장군산업단지를 포함한 국책사업을 수립할 때 참여 했다는 것이다.

당시 그 사업에 참여했다면, 그토록 서천주민들이 몸 달아 할 때 이들은 무엇을 하다가 이제 나타나 툭하면 갯벌을 쑤시고 다니는지 이해 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20여년 전부터 새만금을 염두해 금강하구둑을 개설한 것이고, 도류제와 방파제, 해상도시의 방향을 설정했다고 한다.

이지경이 되도록 충남도와 서천군 행정과 연구부서는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했다는 말밖에 안된다. 이들의 억지는 한 술 더 떠서 금강물의 흐름을 막고, 의도적으로 장항만에 토사가 쌓이도록 해놓고, 열린 입이라고 갯벌이 생명력을 잃었으니 덮자고 한다. 야금야금 어민들의 삶터를 빼앗아 놓고 어차피 고기잡이도 못하고 조개도 못 캐니 덮잔다. 고단수, 원주민들을 쫓아내는 수법은 동서고금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앞에서 말했듯 장항 경제가 금강하구둑 개설에 의한 어장과 항구기능의 상실이라면 이렇게 된 원인은 국책사업을 계획한 사람들의 책임이다. 더욱이 갯벌이 생명력을 잃었다면 의도적으로 토사가 쌓이도록 계획하고 시행한 사람들의 책임인 것이다.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이제 와서 마치 서천의 전사인 양 떠들어 대고 있다. 북측도류제나 장군대교 같이 정작 목숨 걸고 막아야할 것은 눈뜨고 당해 놓고 뒷북치는 것은 강 건너 사람들이 비웃을 일이다.

왜 사사건건 공기관과 공직자들의 업무상 과실의 책임은 묻지 않는가. ‘묻지마’ 행정 그 자체이다. 장항만이 저지경이 되도록 방치하고 책임을 다하지 못한 자들이 무슨 낯으로 장항의 미래를 이야기하는지 뻔뻔하기까지 하다. 이런 무책임 한 사람들의 입김에 서천군의 미래를 다시 맡겨 놓고 갈팡질팡 하는 군민들이 안타까울 지경이다.

충발연이 정녕 연구기관이라면 장항이, 서천이 왜 이렇게 됐는지, 노골적으로 서천을 홀대한 것부터 시작해서 근본적으로 분석해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에 책임을 다하지 못한 자들의 입부터 막고 정말 서천 땅에 뼈를 묻을 사람들이 원하는 서천군과 장항읍의 발전계획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충발연이 아무리 도지사가 임명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 하지만, 명색이 연구원 사람들이 정치권의 나팔수 노릇이나 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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